‘동상이몽’ 김문수-한덕수 저녁 회동

2025-05-07 13:00:34 게재

김 “후보 주도” 한 “당에 일임”

초읽기 몰린 ‘패’싸움 치열

“어떤 방식의 단일화도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한덕수 대선 예비 후보가 7일 오후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를 만난다. 전날까지 단일화 회동 요청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온 김 후보 측이 6일 밤늦게 응답하면서 회동 일정이 잡혔다. 단일화 문제로 국민의힘 지도부와 김 후보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회동에서 두 후보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양자간 단일화 협상이 예상 외로 늦어진 가운데 한 후보는 빅텐트 구성을 위한 ‘주변부 다지기’에 나선 모습이다. 전날 이낙연 미래민주당 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차례로 만난 한 후보는 7일 오전에는 부총리급 AI혁신전략부를 신설하겠다는 1호 공약을 발표했다.

7일 오후 6시로 예정된 단일화 협상과 관련해 한덕수 캠프 이정현 대변인은 같은날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문수 후보가) 경선 당일날 후보로 확정된 날도 전화로 빨리 만나자고 했고 김 후보님께서도 ‘네’라고 분명하게 하셨고, 또 5일 봉축식에서도 서로 마주칠 때마다 한 3번 정도 진지하게 말씀을 하셨다”면서 “김 후보님이 뵙자고 답을 주신 것으로 안다. 늦게나마 이렇게 뵐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진전이고 다행”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방안에 대해 이 대변인은 “공식적인 것은 무소속의 한덕수 후보와 국민의힘 그리고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와 단일화를 논의하는 것”이라면서 “상식적으로 당에서 마련해 올 것이고, 그 상식을 우리는 믿는 것이기 때문에 당에 일임하겠다고 했고 거기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이 ‘당’을 강조한 것은 김문수 캠프가 요구하는 단일화 방안이 아닌 국민의힘 지도부가 제시하는 안을 따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변인은 소통 채널과 관련해서도 “당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김 후보보다 당에 방점을 찍었다. 한 후보로의 단일화를 바라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결을 같이 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는 김 후보 측의 입장과는 다른 것이어서 단일화 협상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문수 캠프 김재원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에 하나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야 되는 그런 정치적인 부담까지 감수하고 지금 단일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런 자기희생적인 결단을 해야 하는 김문수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상대 후보와 주도하지, 이것을 제3의 세력 예를 들어 당 조직에서 단일화 작업을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전날 관훈토론회에서 김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질문에 “단일화 실패는 국민에 대한 큰 배신이고 배반이 될 것”이라면서 “김문수 후보가 무엇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 잘 판단하실 것이라 믿고, 어떤 방식의 단일화에도 다 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임기 단축 개헌’ 추진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한 한 후보는 ‘개헌 빅텐트’를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전날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의 회동에 이어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과도 오찬 회동을 한 것. 이 상임고문과 ‘개헌연대 구축’에 공감대를 형성한 한 후보는 “개헌연대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려는 노력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기간의 실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사람이 후보로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비상식적”이라고 자신을 비판한 김종인 전 위원장도 찾았다. 한 후보는 김 전 위원장에게 단일화와 개헌 연대 등에 관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7일 오전 한 후보는 ‘AI혁신전략부 신설’을 골자로 한 1호 공약을 발표했다. 한 후보는 “부총리급 AI혁신전략부를 신설해 기술패권 시대에 발맞춘 미래먹거리를 적극적으로 창출하겠다”면서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AI 혁신, 과학기술, 산업진흥 기능을 한데 모아 과학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