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특허는 ‘말총모자’… 독립운동에 자금지원
특허 다등록 1위 삼성전자, 2위 LG전자
상표 1위 아모레퍼시픽, 2위 LG생활건강
한국인 최초 특허는 ‘말총모자’였다. 우리나라 최다 특허권자는 삼성전자, 최다 상표권자는 아모레퍼시픽으로 집계됐다.
특허청(청장 김완기)은 발명의 날 6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의 산업발전과 기술혁신을 이끌어온 특허·상표 다등록권리자 조사결과를 8일 발표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한국인 최초 특허는 독립운동가 정인호 선생(1869~1945년)의 말총모자다. 정인호 선생은 일제 강점기인 1909년 8월 19일 말총모자 특허를 등록(특허 제133호)받았다. 일제가 특허령을 시행한 후 최초로 등록한 한국인 특허다. 일본에서도 특허를 확보했다.
정인호 선생은 말총모자를 비롯해 말총 핸드백, 말총 셔츠 등 다양한 말총제품을 제작해 일본 중국 등지에 수출했다. 정인호 선생은 판매수익을 상해 임시정부에 독립자금으로 지원했다가 5년간 옥고를 치렀다. 정부는 1990년 정인호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해방 후 특허법(1946년)과 상표법(1949년)이 제정됐다. 대한민국 특허·상표 등록이 본격화 된 것이다.

특허법 제정 후 등록된 제1호 특허는 1948년 중앙공업연구소(현 국가기술표준원)의 ‘유화염료제조법’이다. 2024년 12월까지 총 270만5171건의 특허가 등록됐다. 특허청은 2027년 등록 특허 300만호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가장 많은 특허 보유자는 삼성전자다. 전체 특허의 5.0%(13만4802건)을 등록했다. 2024년에만 등록한 특허는 5255건에 이른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혁신기업임을 증명하는 셈이다.
2위는 LG전자로 전체 등록특허의 2.9%(7만7802건)을 차지했다. 1959년 최초로 국산 라디오를 개발한 LG전자는 스마트가전 분야 등에서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등록특허 건수는 2424건이다.
3위 현대자동차(5만4305건), 4위는 SK하이닉스(3만9071건), 5위는 LG디스플레이(2만8544건) 순이다.
상표의 경우 제1호 등록상표는 천일산업의 상표명 ‘天’이다. 1949년 11월 28일 등록된 이 상표는 천일산업이 만든 고무신 운동화 등에 사용됐다. 1959년 11월 28일 천일산업이 상표권 연장 신청을 하지 않아 상표권 존속기간 만료로 소멸됐다.
지난해 말까지 총 274만1047건의 상표가 등록됐다. 특허청은 2029년경 상표등록 300만호 달성을 예상했다.
상표 다등록 권리자 1위는 1945년 태평양화학공업사로 시작한 아모레퍼시픽으로 총 1만6514건을 등록했다. 설화수(Sulwhasoo) 헤라(HERA) 등 다양한 화장품 분야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2위 역시 화장품 전문업체인 LG생활건강으로 총 1만5969건의 상표를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더후(THE WHOO) 페리오(PERIOE) 등이다. 3위는 아모레퍼시픽그룹(9357건), 4위는 씨제이(9317건), 5위는 롯데지주(9272건)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은 유럽 일본 중국 미국 과 함께 선진 5대 특허선진국으로 꼽힌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세계 지식재산권 순위에서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특허출원 1위, 특허출원 4위(24만3310건), 디자인출원 5위(5만9454건), 상표출원 11위(31만4284건)에 올라있다.
김완기 특허청장은 “이번 발표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그동안 우리나라의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을 이뤄온 과정을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업이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기술혁신을 선도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하겠다”고 전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