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5년 만 최저…4천억달러 위태
지난달 4046.7억달러 … 최고치 대비 645억달러 감소
2018년 6월 이후 6년 10개월간 4천억달러 수준 유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최근 7년 동안 유지해 온 외환보유액 4000억달러 선도 위협받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5년 4월 말 외환보유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4046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현재 보유하고 있는 외화준비금은 3월 말(4096.6억달러)에 비해 49억9000만달러 줄어든 규모다.

황문우 한은 외환회계팀장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가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분기 말 회계비율 관리를 위해 유입된 외화예수금도 다시 빠져나가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외환보유액 수준은 2020년 4월(4039.8억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던 2021년 10월(4692.1억달러)에 비해서는 645억4000만달러나 감소한 규모이다.

한은이 보유하고, 관리하는 외환보유액은 2018년 6월(4003억달러) 사상 처음으로 4000억달러를 넘어선 이후 지금까지 7년 가까이 이를 밑돈 적이 없다.
이에 따라 지난달과 같이 월간 50억달러 가까이 감소세가 이어지면 2018년 5월(3989.8억달러)이후 7년 만에 4000억달러를 밑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특히 지난해 말 이후 외환시장에서 환율 변동폭이 크고, 외환보유액에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국채 등의 금리 추이도 불안정성이 커져 외화자산 평가액의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은은 외화자산 평가액의 감소 요인이 상당 부분 일시적이거나 계절적이고, 최근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여서 외환보유액이 당장 4000억달러 아래까지 기조적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황 팀장은 “외환스와프 만기에는 국민연금으로부터 다시 자금이 돌아오고, 금융기관 예수금도 계절적 특성에 따른 것이어서 계속 외환보유액이 줄어 4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한편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다른 나라와 비교가 가능한 3월 말 기준(4096.6억달러) 세계 10위 수준이다. 2023년 8월 이후 올해 2월까지 9위 수준을 유지하다 한 계단 하락했다. 중국이 3조2407억달러로 가장 많고, 일본(1조2725억달러)과 스위스(9408억달러), 인도(6683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황 팀장은 “지난 3월 독일이 기존 10위에서 8위로 두 계단 올랐다”며 “독일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금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