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일자리 양극화, 지방소멸·청년유출 부추켜

2025-05-09 09:13:17 게재

한국고용정보원 연구보고서

“인재 중심의 일자리 전략 세워야”

지역일자리 양극화가 지방소멸과 청년인구 유출 부추킨다며 인재 중심의 일자리 전략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고용정보원(원장 이창수)은 ‘지역노동시장 양극화와 일자리 정책과제’ 연구보고서를 9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수도권-비수도권 간 일자리 격차 확대되고 있다.

2013~2023년 통계청 ‘지역별고용조사’를 분석한 결과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상위 20개 시군 중 12곳이 수도권 신도시였다. 수도권 신도시에서 증가한 취업자 규모는 해당 기간 전체 취업자 수 증가분의 절반에 가까운 46.8%에 달했다. 특히 경기 수원·화성·용인 등을 중심으로 하는 경기 남부권이 거대한 일자리 중심지로 떠올랐다. 비수도권 중에서 취업자가 증가한 상위 도시는 행정수도와 혁신도시, 수도권에 인접한 충북·충남의 산업도시들이었다.

특히 청년 취업자의 수도권-대도시 집중 추세가 더욱 뚜렷해진 반면 인구소멸위험 지역의 청년층 취업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조선업 밀집 지역을 포함한 영·호남의 산업도시들도 청년고용률이 큰폭으로 줄었다.

산업도시들의 쇠퇴로 인해 기존에는 남성 중심의 고용구조를 갖고 있던 경남 거제, 전남 광양·여수·영암 등의 여성 고용률이 크게 증가한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그 결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상대임금 격차도 확대돼 2013년에는 임금이 높은 상위 지역에 비수도권 산업도시들이 8곳이나 포함됐으나 2023년에는 6곳으로 줄었다. 그나마 상위 10곳 이내에 세종시를 제외하고는 한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그동안 꾸준하게 지역균형발전정책이 추진됐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일자리 양극화가 확대된 가장 큰 원인은 지역의 인재유출(특히 청년층)과 제조업 쇠퇴를 꼽았다.

이번 연구 책임을 맡은 이상호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4차산업혁명으로 인해 “산업단지를 만들거나 기업을 유치하면 자동적으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시대(피플 투 잡)에서 젊은 인재들이 모여있고 이들에게 매력적인 지역으로 기업과 일자리가 쫓아가는 구조(잡 투 피플)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정책 방향도 교통망이나 산업클러스터와 같은 경성-인프라와 사회적 자본, 인재 유치를 위한 연성-인프라가 서로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전환해야 한다”며 “지역 기업의 낮은 임금으로 청년과 인재들이 지역을 떠나고 기업들은 양질의 인력을 수급하지 못해서 혁신하지 못하는 ‘저숙련 함정’의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 지역 중소기업의 일자리 질을 개선하는 지원 정책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이 스스로 지역발전의 대안을 수립하도록 권한을 부여하되 재정적 여력과 내적 역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자칫 지역 간에 소모적 경쟁만 강화되지 않도록 지역의 정책 역량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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