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풍선효과, 마포·용산·과천 몰린다

2025-05-12 13:01:02 게재

마포 채권최고액 9%p 상승

부동산 양극화 고착화 우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풍선효과를 보이는 가운데 강남권 재건축단지가 여전히 가격 상승세를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부동산R114가 조사한 서울 아파트 가격은 5월 둘째주 0.38% 올랐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 재지정하는 등 가격 안정화정책을 펴고 있지만 인근 지역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풍선효과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 마포·성동구와 경기 과천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수도권지역 주간 가격 변동률을 보면 5일 기준 서울 마포구가 0.18%, 용산은 0.14% 상승했다. 서울 도심권 매매가격 상승률 0.09%에 비해 두배 가까이 뛰었다. 마포구는 채권최고액이 높아지는 등 최근 관심이 폭증하는 지역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마포구에서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이 접수된 집합건물 거래가액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은 평균 56%로 1월(47%)보다 약 9%p 치솟았다.

풍선효과 뿐 아니라 규제가 강화된 강남3구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똘똘한 한채’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아파트 가격은 0.19%, 강남구 0.15%, 송파구 0.12% 상승으로 서울 전체 상승률 0.08%보다 높았다.

목동의 경우 재건축 단지가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지만 인근 리모델링 단지의 매매가격이 크게 올라 양천구 전체 가격 상승(0.15%)을 주도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지역·단지에서는 시장참여자의 관망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재건축·역세권 등 선호단지 중심으로 계약 체결되고 매도 희망가격이 상승하는 등의 이유로 서울 전체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경기 과천의 상승세가 주목받고 있다. 경기 과천은 0.20% 올라 서울 주요지역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과천은 부동산시장 침체 원인으로 지목된 미분양이 없는 지역이다. 신축과 재건축 모두 가격이 상승했고, 구축 거래량도 늘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과천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면적 84㎡(18층)는 지난달 24억5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주공10단지’ 전용 105㎡는 2월 27억원에서 3월 28억원, 4월에는 29억원으로 거래가격이 올랐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에 따른 풍선효과가 과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5월 성수기 예정 분양물량도 2만3000가구 중 수도권에 1만7000가구가 집중되는 등 상대적으로 미분양 우려가 적은 지역에 건설사들이 선별 분양하고 있다”며 “현재의 양극화 현상이 일시적 수준을 넘어 고착화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김성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