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친윤 쿠데타 세력에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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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은 윤석열정권 총리 출신인 한덕수를 대선 후보로 만들겠다고 나섰다. 당원들이 선출한 김문수 후보를 밀어내고, 한 전 총리로 교체하려는 ‘폭거’를 시도하다가 당원들에 의해 저지됐다. 3년 전 권력욕만으로 뭉친 윤석열·친윤 조합은 ‘알량한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제1쿠데타(계엄)’와 ‘제2쿠데타(후보 교체 시도)’를 시도했다가 국민과 당원에 의해 저지당하는 사태를 초래한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친윤 조합은 반성과 책임에 대해 모르쇠다. 현 사태에 책임지고 물러나는 대신 자기들 입으로 먼저 “단합하자” “통합하자”며 자신들의 ‘과오’를 감추려 든다. 윤 전 대통령은 11일 SNS를 통해 “저는 끝까지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에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며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윤은 자신들이 후보 자리를 뺏으려했던 김 후보를 향해 “갈등을 뒤로 하자” “과거의 시비를 지우자”고 제안했다. 두 차례 ‘쿠데타’를 통해 보수정치를 만신창이로 만든 윤석열·친윤 조합이 책임을 지는 대신 현 사태를 두루뭉술하게 넘기려 드는 것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보수정치의 궤멸 위기에 대한 우려가 쏟아진다. 구 여권 인사는 11일 “지난해 12월 이후 이어진 윤석열·친윤의 계엄과 반탄, 한덕수 추대, 김문수 교체 시도로 인해 보수정치를 향한 국민의 신뢰는 완전히 무너졌다. 6.3 대선은 물론이고 내년 지방선거도 이 상태론 (승리를) 바라기 어렵다. 자칫 보수정치의 암흑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비주류도 윤석열·친윤 조합을 향해 문책 요구를 쏟아냈다. 한동훈 전 대표는 11일 SNS를 통해 권성동 원내대표의 ‘과거의 우여곡절을 다 잊자’는 발언을 겨냥해 “‘다 잊자’는 말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하면 안 되는 말이다. 하루 전에 당내 쿠데타 주도한 사람이 자리보전하면서 자기 입으로 다 잊자고 하고, 당이 그걸 받아들여 그냥 넘어가면 국민의힘에 미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친윤 쿠데타 세력에게 제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한 X이 한밤중 계엄으로 자폭하더니, 두 X이 한밤중 후보 약탈 교체로 파이널 자폭을 하는구나. 이로써 한국 보수 레밍정당은 소멸되어 없어지고 이준석만 홀로 남는구나”라며 원색적 표현으로 윤석열·친윤 조합을 비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