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중 관세 협상…4월 CPI·소매 판매 등 실물 지표 민감도↑
연준, 향후 5년 ‘통화정책 골격’ 논의 … 파월·버냉키 발언 주목
MSCI 반기 리뷰 발표 … 한국 정부 추경 집행 업종별 현황·속도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 협상 결과와 주요국과의 추가적인 관세 협상 타결이 이어질지 여부와 내용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또 관세 충격이 우려되는 가운데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 판매 등 실물 경제지표의 증시 민감도는 높아질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토마스 라우바흐 컨퍼런스’에서 향후 5년 ‘통화정책 골격’을 논의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벤 버냉키 전 의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증시 영향력이 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반기 리뷰 발표와 한국 정부의 추경 정책 집행의 업종별 현황과 속도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관세 협상 코멘트에 일희일비 =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무역협상 대표들은 지난 주말 무역 회동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한 이후 12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중요 합의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매우 중요한 무역 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며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무역 대표부의 그리어 대표 역시 “이번 합의가 매우 빨리 이루어졌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양국 간 실제 이견이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허리펑 부총리 또한 “미국과의 협상이 건설적이었다고 진단, 양국은 중요한 컨센서스를 이뤘고, 통상 및 경제협의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며 “이에 대한 후속 논의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당초 예상보다는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양국이 언급한 실질적인 진전 vs 시장이 기대한 실질적인 진전” 간의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또 향후 추가 논의 진행이 되는 가운데 ‘협상 차질’과 ‘협상 재진전’이 반복되면서 단기적인 증시 노이즈(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초기 협상은 탐색전과 긴장 완화에 그칠 가능성도 높아 트럼프 1기 때와 같이 정상회담이 이뤄지기까지 긴 협상 과정이 예상된다”며 “갈등이 리스크 해소 국면으로 진입한 것은 분명하지만 최종 결과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협상 이슈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4월 보편·품목 관세 시행 후 물가 주목 = 파월 연준 의장이 선제적 금리인하에 선을 그으며 더 많은 데이터를 볼 것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및 실물 경제 지표의 증시 민감도는 더 높아졌다. 향후 발표되는 4~ 5월 경제지표는 보편 관세 10%와 대중국 관세가 반영된 수치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실물 경제지표 악화가 현실화 될 지 여부가 여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13일(현지시간)에는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5일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보편 관세, 품목 관세가 물가에 반영됐는지 그 여부에 시장은 촉각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4월 헤드라인 지수의 경우 3월 전년 동월 대비 2.4%로 2개월 연속 둔화된 이후 이번에도 물가 반영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비슷한 수준을 전망했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3월 -0.1%에서 플러스가 예상된다.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CPI지수도 3월 2.8%로 2개월 연속 둔화된 이후 제자리가 예상된다. 전월 대비로는 0.1%에서 반등이 전망된다.
15일(현지시간)에는 미국 4월 소매판매가 발표된다. 지난 2월 전월 대비 0.2%로 플러스 전환 후 3월 1.4%로 반등했으나 이번에는 관세 우려가 본격화되면서 큰 폭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음 날(16일)에는 미국 5월 미시건대 심리지수 잠정치가 발표된다. 지난 1월 71.1에서 2월 64.7, 3월 57.0, 4월 52.2로 빠르게 하락해 2022.7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인 바 있어 이번 향방이 주목된다. 반면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 4월 6.5%로 1981년 이후 44년 만에 최고로 상승한 바 있다.
현재 시장 전망치는 CPI 정체, PPI 둔화 지속, 소매판매 전월대비 성장은 유효하지만, 성장폭 축소 예상 등 관세로 인한 경기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지표 결과 확인 시 강한 반등세를 보여 온 증시의 단기 변동성 확대는 감안해야 할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는 4월 중 유가 하락에도 관세 발 잠재적인 가격 충격이 시장의 보수적인 인플레 전망을 갖게 만들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동시에 미국 경기 침체와 스태그플레이션 노이즈는 소비자들의 불안한 심리가 초래한 것이기에, 16일 발표되는 5월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와 기대인플레이션도 증시 변동성을 유발하는 재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 토머스 라우바흐 콘퍼런스 = 연준은 오는 15~16일(현지시간) 토머스라우바흐 컨퍼런스를 열어 향후 5년 간의 통화정책 골격 재검토와 고용, 물가, 정책 커뮤니케이션 등을 논의한다. 파월 의장이 첫날 개회사를 하는 가운데 트레버 리브 통화정책 국장을 비롯한 연준 내부 인사들과 학계의 연구자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특히 벤 버냉키 전 의장은 이튿날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강화’ 세션에서 발표자로 나선다.
◆국내 증시 상승할까 주목 = 오는 14일에는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5월 정기 변경 발표가 예정돼 있다. 선진국 지수 관찰 대상국 편입 가능성과 이에 따른 외국인 지분율 상승이 기대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월 말 공매도가 재개됨에 따라 올해 6월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관찰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한국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되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기대감이 확대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정부의 추경 정책 집행이다. 정부는 추경 예산 13조8000억원 중 소상공인 지원책(1조6000억원), 지역상권 활성화(1조4000억원), AI 혁신(1조8000억원) 등 12조원을 7월까지 신속하게 집행할 예정이다.
한편 12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미중 간 무역 협상 진전 소식에 힘입어 상승 출발해 장 초반 2590선에서 등락 중이다. 이날 오전 9시 26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73포인트(0.46%) 오른 2589.00을 나타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67포인트(0.65%) 오른 2593.94로 출발한 뒤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오름폭은 제한되는 모습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89포인트(0.26%) 내린 720.63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1.95포인트(0.27%) 오른 724.47로 출발했으나 이내 하락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타결 기대로 장 초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10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6.4원 내린 1393.6원에서 거래 중이다. 환율은 5.0원 내린 1395.0원으로 출발한 뒤 낙폭이 커졌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관세 협상 결과가 우려보다 양호한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 회담으로 위안화 강세 흐름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원화 강세 기대감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