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홍준표에 러브콜?…“작은 차이 넘어야”

2025-05-13 13:00:16 게재

경제 담당·지지그룹 지지

“국힘에 극우만 남아” 주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향해 “좌우 통합정부를 만들어 위기를 극복하고 전진하자는 그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경선 당시 홍준표 캠프에서 경제 정책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와 지지그룹 일부는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 후보의 중도확장 전략이 홍 전 시장쪽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 후보 선대위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에게는 극우와 친윤세력 말고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12일 페이스북에 ‘낭만의 정치인 홍준표를 기억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홍준표의) 국가경영의 꿈, 특히 제7공화국의 꿈에 공감한다”면서 “첨단산업강국을 위한 규제혁신, 첨단기술투자확대, 모병제 등도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솔직히 이번 대선에서 제게는 홍 선배님 같은 노련한 정치가가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였다”며 “하지만 선배님과 일합을 겨룬다면 한국 정치가 지나친 사법화에서 벗어나고,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홍 전 시장의 정계은퇴 선언이 안타깝다면서 “이 난국에 이념이나 진영이 국익이나 국민 행복보다 중요하겠는가. 어떤 정당을 지지했든 누굴 지지했든 간에, 작은 생각의 차이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모두 함께 힘을 모을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홍 전 시장에 대한 글은 홍준표 후보 캠프에서 경제 정책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가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한다는 소식과 함께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이 전 교수는 12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캠프에 조인(join)한다”며 “주류 경제학적 이야기를 이 후보에게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 측 일부 지지자들도 13일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13일 이 교수의 선대위 합류와 관련해 “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규제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며 “내란 사태에 대해서는 비교적 분명하게 소신을 밝히고 탄핵에 찬성했던 분으로 캠프 안에서 논의가 있었던 것은 맞다”고 말했다. 또 홍 전 시장 지지그룹의 지지선언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을 위해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들의 역할이 있고 힘을 합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는 맨 오른쪽 세력들과만 손을 잡고 선거를 치르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 전 시장의 직접적인 참여는 아니지만 이 후보 선대위를 중도·보수층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통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선대위 참여 의사를 밝히는 중도·보수성향 인사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 후보가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 경제성장의 적임자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와 만난 보수 인사들 가운데 보수성향 전문가들을 추천하는 사례도 늘면서 인재영입위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이 후보 측에서는) 중도·보수층까지 세력을 확장해 압도적 우위에 있다는 점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면서도 “원하는 사람은 다 받아들인다는 식으로 가면 자칫 경쟁 상대에 대한 조롱으로 비치고 ‘너무 나간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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