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빨간불…부산·대구 ‘화들짝’

2025-05-14 13:00:03 게재

가덕신공항 재입찰, 2029년 개항 무산

TK통합공항 ‘홍준표’ 빠지며 동력 잃어

잘 나갈 것 같던 영남권 신공항 사업에 제동에 걸리자 부산과 대구가 화들짝 놀란 분위기다. 가덕신공항은 1년 넘게 진행한 입찰을 다시 시작해야 하고,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사퇴하며 동력을 잃었다.

동남권관문공항추진 부울경범시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 역시 지난달 30일 “2029년 개항이라는 부울경 주민들의 기대와 믿음에 배반되는 결과”라며 “국토부와 부산시는 개항일정이 늦어지지 않도록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사진 부울경범시민운동본부 제공

◆부산 연일 ‘부글부글’= 부산은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 무산으로 연일 부글부글 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13일 시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2029년 개항을 장담하며 시민들을 우롱해온 국토부와 부산시 태도를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동남권관문공항추진 부울경범시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 역시 “2029년 개항이라는 부울경 주민들의 기대와 믿음에 배반되는 결과”라며 “국토부와 부산시는 개항일정이 늦어지지 않도록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가장 비판하는 것은 국토부와 부산시의 ‘기만 행정’이다. 국토부는 2029년 개항이 불가능한데도 한 번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고, 부산시 또한 국토부의 잘못된 행정을 바로 잡지 않고 무기력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실제 가덕신공항의 2029년 개항은 어려운 분위기다. 입찰 무산으로 공사지연이 불가피한데다 재입찰에 나설 시공사가 있을 지도 의문이다. 지난해 네차례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현대건설이 유일했다. 국토부가 공기를 연장하지 않으면 입찰자가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2035년까지 개항이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시정평가대안특별위원장은 “2032년 개항도 다행일 정도”라며 “국토부와 부산시의 잘못된 대응으로 2035년이 돼야 개항할 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여전히 2029년 개항에 미련을 둔다. 김광회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은 “적기에 착공해 추가적인 사업 지연이 없도록 책임 있고 신속한 후속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시는 적기개항이 2029년을 말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차기정부에 대구신공항 운명 달려 =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중도 사퇴로 추진동력이 떨어졌다.

특히 사업비 대부분을 국비에 의존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 문제다.

대구시는 사업비 전액을 정부의 공적자금으로 조달하는 방식을 추진했다. 시는 지방채를 발행해 정부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서 13조원을 조달해 먼저 군공항을 건설하고, 대구 동구에 있는 K-2 군공항 후적지를 개발해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법적 근거를 담은 특별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에는 △지방채 한도 범위 초과 발행 가능 △민군공항 통합 위탁 시행 조항 신설 등을 담았다. 지난 3월에는 11조5000억원 규모의 공자기금 신청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정작 정부는 지원 의지가 없어 보인다. 특히 공자기금 운용 결정권을 쥐고 있는 기재부가 요지부동이다. 결국 다음 정부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사업 성패가 달린 셈이다. 대구시가 신공항 사업을 대선 공약과 국정과제에 반영되도록 전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웅진 대구시 신공항건설단장은 “지금은 신공항 건설사업비의 국비지원과 공자기금 융자 등을 대선공약과 국정과제로 채택되도록 주력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곽재우 최세호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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