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경수 한국관광협회중앙회장

“지역 중심 관광 전환, 산업 안전망 구축도”

2026-03-12 13:00:04 게재

지방공항 노선 확대·지자체 공동 권역 형성 중요 …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노력”

전국 17개 광역시도 관광협회와 업종별 관광협회를 회원으로 둔 한국관광협회중앙회(중앙회)가 11일 창립 63주년을 맞았다. 중앙회는 ‘내나라 여행박람회’ 등을 추진하며 업계를 대표해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현장 의견을 전달해왔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관광전략회의에 참석하는 등 관광산업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경수 중앙회 회장을 이날 서면으로 만나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향한 업계의 과제를 들었다.

이경수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 충청북도관광협회 회장 / (주)아일항공여행사 대표이사 / 한국관광장학재단 이사장 /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부위원장 사진 이의종

●최근 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관광전략회의가 열렸다. 업계가 생각하는 기대 효과는 무엇인가.

제11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제시된 ‘방한관광 대전환’과 ‘지역 관광 대도약’ 전략은 관광산업을 국가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다시 분명하게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향후 국가관광전략회의를 대통령 주재 회의로 운영하겠다는 방향은 관광 정책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신호다.

2025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약 1894만명으로 증가했지만 업계는 지역 관광 생태계가 아직 회복 과정에 있다고 본다. 비자 제도 개선, 지방공항 활성화, 지역 관광 기반 구축 등 관광 구조를 바꾸는 정책이 현장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어떤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가.

관광산업은 감염병, 국제 정세, 자연재해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산업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업계가 겪었던 소비자 환불 지연, 유동성 위기, 인력 이탈은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준 사례다. 이런 점에서 인바운드(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 전략과 함께 상설 위기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중소 여행사가 소비자에게 즉시 환불하기 어려운 구조를 고려해 환불 선지급 체계를 포함한 산업 안전망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긴급 운영자금 지원과 공제·보험 제도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고 산업이 지속 가능하게 발전해야 한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 중심으로 관광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에 중요한 것은 관광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느냐다. 관광객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구조가 계속된다면 관광의 성과가 지역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기 어렵다. 지방공항 국제노선 확대와 공항-관광지 연계 교통망 등 접근성을 개선하고 인근 지방자치단체가 관광권역을 형성해 공동으로 노선을 유치하는 협력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또한 지역 관광이 성장하려면 지역만의 콘텐츠와 체류 기반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머무르고 소비하는 관광을 만들기 위해 숙박과 서비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내 최대 규모 여행 박람회 ‘내나라 여행박람회’가 19일부터 열린다.

내나라 여행박람회는 관광지를 소개하는 전시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이 실제로 국내여행을 계획하도록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 ‘2026 내나라 여행박람회’도 국내여행 수요를 지역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이라는 방향으로 기획했다. ‘일상을 넘는 여행, 지역에 남는 여행’이라는 표어에 지역에서 머물고 소비하는 여행의 의미를 담았다. 전시장도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지역 관광 콘텐츠를 체험하고 여행을 구상할 수 있도록 동선을 배치했다.

최근 관광 흐름은 ‘보는 관광’에서 ‘경험하는 관광’으로 바뀌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도 참여형 콘텐츠를 강화했다. 지역 초성 게임, 스케치 퀴즈 등 관람객이 흥미롭게 참여하며 자연스럽게 지역 관광에 관심을 갖고 여행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박람회 방문이 실제로 지역 방문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방안이 있나.

박람회가 실제 지역 방문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경험이 여행 계획으로 연결되는 사후 연계 구조가 중요하다.

이에 이번 박람회에서는 관광상품 유통을 넘어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지역균형발전 컨퍼런스’와 ‘원예치유·해양·열린관광 공모 설명회’를 함께 진행한다. 지자체와 관광업계가 지역 관광의 방향을 논의하고 새로운 관광상품 발굴로 이어질 수 있게 지원한다. 중앙회는 박람회 경험이 실제 지역 방문과 소비로 연결될 수 있도록 업계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바가지 요금 등 가격 투명성과 이에 따른 관광 신뢰 회복이 중요한 현안이다.

관광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다. 바가지 요금이나 불친절 같은 문제는 개별 사례에 그치지 않고 관광 전반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관광사업자뿐 아니라 관광과 연관된 다른 분야의 서비스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관광을 하나의 생태계로 보고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중앙회는 업종별·지역별 관광협회와 함께 관광사업자와 관련 업계가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업계 인력 양성과 서비스 품질 관리 측면에서 중앙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관광산업이 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반은 결국 사람이다. 관광은 시설이나 공간으로 완성되는 산업이 아니라 사람의 서비스와 경험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산업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관광산업의 인력 기반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에 인력 양성과 서비스 품질 관리 등 산업의 기초 체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중앙회는 호텔업 등급결정, 관광공제회 운영, 관광진흥개발기금 융자 지원, 무장애 관광시장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산업 기반 및 서비스 품질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관광진흥유공자 포상과 박람회 등을 통해 종사자 사기 진작과 국내 관광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아울러 현장 의견이 서비스 품질 기준 및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임기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관광산업의 지속 가능한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 관광객 규모 확대도 중요하지만 산업이 외부 충격에 버티고 현장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관광산업 안전망, 지역 관광 구조 전환, 인력 기반 회복, 서비스 신뢰 강화 같은 과제도 결국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연결된 문제다.

중앙회가 모든 정책을 직접 추진할 수는 없지만 현장의 의견을 모아 정부 정책에 전달하고 민관 협력의 접점을 만들 수 있다. 중앙회도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관광산업이 보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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