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중복상장 금지’ 등 자본시장 개혁 시동

2026-03-18 13:00:24 게재

신뢰·주주보호·혁신·시장접근성제고 등 4대 정책방향 제시

부실기업 시장퇴출, 장기투자·국민체감형 신상품 출시 추진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자본시장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국내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한 개혁 추진에 본격 시동을 건다. 특히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이 핵심 정책으로 부상하면서 자본시장 전반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이 대통령이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주제로 금융당국과 증권업계, 상장기업, 개인 투자자 등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주재한다고 밝혔다. 슬로건은 ‘위기에 강한, 국민이 믿는 자본시장’이다.

간담회에는 코스닥·코넥스 상장기업, 스타트업, 기관투자자, 애널리스트 등 자본시장 관계자들과 대학생·청년 등 개인투자자들이 참석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정부·청와대 관계자까지 총 47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표를 맡은 이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 안정을 위한 체질개선 방안’을 발표한다. 여기에선 신뢰, 주주보호, 혁신, 시장접근성 제고라는 4대 정책방향이 제시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런 정책방향 아래 △부실기업 시장퇴출 본격화 △엄격한 심사를 통한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혁신기업의 성장단계별 자금지원을 위한 코넥스·코스닥 활성화 △장기투자·국민체감형 신상품 출시 등을 추진한다.

이중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규제다. 시장에선 공정거래법상 대규모 기업집단 계열사의 신규 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상장 모회사가 3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에 대해 상장을 사실상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자회사 기업공개(IPO)는 대기업들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돼 왔지만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돼왔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자본시장 체질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에 시장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불공정 거래 근절과 공매도제도 개선, 시장감시 강화 등에 대한 메시지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선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개선과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도 역시 핵심 의제로 제기될 수 있다.

자본시장 혁신 측면에서는 코스닥·코넥스 활성화와 IPO 제도 개선을 통해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이는 은행 대출 중심 구조에서 자본시장 중심 구조로의 전환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시장 접근성 확대와 관련해서는 청년과 개인 투자자의 시장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최근 자본시장 관련 입법 지연에 대해 문제의식을 드러낸 만큼 이날 간담회에서도 국회 협조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무위가 문제”라며 “위원장이 야당이면 아무것도 못 하느냐”고 지적했다. “국회가 다수 의석이 있으면 다수 의석대로 토론해 보고 안되면 의결해야지 아예 안 하는 게 어디 있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간담회 참석자들은 정부가 제시한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에 대한 제언과 함께 위기에 강한 시장, 증시상황 진단 및 대응과제, 국민이 믿고 투자하는 시장, 코리아 프리미엄을 위한 과제라는 주제로 심도있는 토론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선·이경기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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