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신용등급 전망 무더기 강등

2025-05-14 13:00:04 게재

콜옵션 연기 후폭풍…자본관리 부담 지속

나홀로 예외 모형, 원칙 적용시 적자 전환

롯데손해보험의 보험금지급능력(IFSR)과 무보증후순위사채, 신종자본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이 모두 ‘부정적’으로 강등됐다. 최근 후순위채 조기상환(콜옵션)을 추진하다 연기한 후폭풍과 함께 롯데손보의 자본관리 부담이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 주요 원인이다. 투자 손실이 증가하고 자산 건전성이 저하되는 가운데 나홀로 예외 모형 적용으로 간신히 흑자를 기록한 롯데손보의 경우 원칙모형을 적용하면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13일 롯데손보의 IFSR, 후순위사채,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을 각각 A, A-, BBB+로 유지하면서 신용등급 전망은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이 밝힌 주된 등급 전망 변경 사유는 △자본관리 부담 지속 △제도변화에 대해 민감도가 높아 이익이 큰 폭으로 변동 △운용 자산 리스크 현실화로 투자 손실 증가, 자산 건전성 저하 등을 꼽았다.

먼저 롯데손보의 자본관리 부담은 큰 상황이다.

송미정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2024년 말 롯데손보의 신지급여력제도(K-ICS)비율은 156%로 비교적 우수한 수준이지만 경과 조치 효과와 해지율 관련 예외 모형 적용 효과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원칙모형 적용 시 K-ICS비율은 127%로 업계 및 동종 그룹 평균을 크게 하회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보험사 가운데 예외 모형을 적용한 회사는 롯데손보가 유일하다.

할인율 산출 기준 현실화와 기발행 자본성증권 콜 행사 시점 도래 등이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본자본 규제 도입은 자본관리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송 연구원은 “모회사가 사모펀드(PEF)로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재보험 출재 및 위험 자산 매각을 통한 요구 자본 축소 등 기본자본 K-ICS비율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전략 검토와 실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손보가 제도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CSM(보험계약마진)과 보험 손익이 큰 폭으로 변동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롯데손보의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2024년 4분기)으로 대규모 CSM 조정이 발생했고, 보험이익도 크게 감소했다. 제도 강화에 따른 영향은 업계 전반에 걸쳐 나타났지만, 롯데손보의 경우 제도 영향이 CSM 관리 능력 및 경상적인 이익 창출력을 벗어나며 관련 지표의 저하가 두드러진 것이다.

원칙모형 적용 시 지표 저하 폭은 더 크다. 롯데손보는 업계 내에서 유일하게 예외모형을 채택해 CSM 조정 및 손실 발생 폭을 줄였지만 원칙모형 적용 시 CSM은 2조3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감소하고, 순손익은 242억원에서 (-)329억원으로 적자 전환한다.

롯데손보의 운용자산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투자 손실이 증가하고 자산건전성도 저하됐다.

2024년 말 기준 위험 자산 비중은 41%로 업계 평균인 35%를 상회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 대체 투자인 수익증권 비중이 높다.

송 연구원은 “대체투자펀드 관련 평가 손실이 증가하면서 투자 손실 금액은 2023년 727억원에서 2024년 1471억원으로 악화됐다”며 “작년 말 고정이하자산 비율이 2.9%로 업계 평균인 1.0%를 상회하는 등 건전성 관리 부담도 타사 대비 크다”고 지적했다.

향후 할인율 산출 기준 강화, 경과 조치 효과의 점진적 소멸, 자본성증권 콜 시점 도래로 K-ICS 비율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송 연구원은 “고금리 환경과 국내외 부동산 경기를 고려할 때 자산 건전성 역시 단기간 내 큰 폭의 개선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본 적정성과 자산 건전성 추이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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