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MBK, ‘먹튀’ 대명사 되나
홈플러스 사태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홈플러스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부도덕한 기업운영 실태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 경영진 등이 사전에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하고도 이를 숨기고 단기채권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기려 했다고 보고 조사·수사 중이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2월 28일 홈플러스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강등했다.
MBK는 그동안 국내 다양한 기업을 인수하면서 거버넌스 개혁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인수기업 운영실태를 보면 거버넌스 개혁은 뒷전이고 자기 배 불리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MBK는 그동안 차입매수를 통해 인수한 기업들의 실적악화가 이어졌음에도 고배당을 실시했다. 기업 현금자산을 고배당으로 빼가 해당 기업의 경쟁력은 추락했다.
MBK가 인수한 임플란트 제조사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1001억원 규모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MBK가 2023년 2월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한 후 투자금 회수 시기와 맞닿아 있다.
지난해 오스템임플란트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535억원으로 인수 원년인 2023년 1599억원과 비교해 66.5% 급감했다. 순이익률도 4.1%로 2023년 13.2% 대비 9.1%p 하락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428억원에서 1618억원으로 33.4% 줄었다. 이처럼 급격한 순이익 위축에도 오스템임플란트 현금배당 성향은 189.9%나 돼 ‘지나치다’는 평가가 나온다.
MBK가 인수한 메디트 역시 2년 연속 적자에도 지난해 899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메디트 대주주는 디지털덴티스트리솔루션홀딩스(디지털덴티스트리)다. 디지털덴티스트리는 2023년 초 MBK가 5호 펀드를 통해 메디트를 인수하기 위해 2022년 말 설립한 주식회사다. 지난해 메디트는 53억원 영업적자와 230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와중에 MBK는 고려아연 인수전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김광일 MBK 부회장을 고려아연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김 부회장은 홈플러스 사태에 대한 핵심 당사자임에도 홈플러스와 고려아연을 포함해 20곳 기업에서 이사와 고문 역할을 맡고 있다. 김 부회장은 슈퍼카 수십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국회 정무위에서 “홈플러스 부실경영 속에 호화생활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기업의 장기성장보다는 MBK 투자수익 회수 전략에만 관심이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김병주 MBK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 이후 해외에서 체류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MBK가 ‘먹튀’의 대명사처럼 비치는 이유다.
정석용 산업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