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제조업 부진에 남성취업률 ‘찬바람’
4월 여성 취업자 16만명 늘 때 남성은 3만명에 그쳐
남성 고용률 1년째 하락 … 여성 고용률은 증가 추세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취업자 수 증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건설·제조업 등 일부 업종과 청년층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고용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성별로 보면 여성보다는 남성이 고용한파를 실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진 업종인 제조업과 건설업 등에서 남성 취업자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남성 고용률은 1년 넘게 줄어들고 있지만, 여성 취업자와 고용률은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시장도 남녀차별? = 15일 통계청 ‘2025년 4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2888만7000명)는 1년 전보다 19만4000명 증했다. 4개월 연속 증가세다. 하지만 늘어난 취업자 수 19만4000명 중 여성은 16만1000명에 달했다. 반면 남성은 3만3000명에 그쳤다.
고용률을 보면 성별 차이가 확연하다. 남성 고용률은 70.9%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p) 줄었다. 지난해 3월 마이너스 전환한 남성 고용률은 13개월째 감소다. 반면 여성 고용률은 55.6%로 관련 통계 작성한 1999년 이래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연간 여성 고용률은 2000년 47.0%에 불과했지만 2015년 처음으로 50%를 넘었고 지난해에는 54.7%로 늘었다.
반면 남성 고용률은 꾸준히 70%를 넘었으나 코로나19 사태 당시인 2020년 60%대로 내려앉았다가 이듬해 바로 70%를 회복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에 따른 내수 충격의 영향으로 69.8%로 떨어진 후 3개월 연속 70%대를 회복하지 못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전망을 통해 “건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 여건이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1분기 성별로는 여성(14만3000명→18만6000명)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간 반면 건설업과 제조업 종사자 비중이 높은 남성(-9만1000명→-3만2000명)은 감소세가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결국 업종별 고용여건 차이가 성별 ‘희비’를 엇갈리게 한 셈이다.
◆실업률도 비슷한 추세 = 수출과 내수 부진으로 인한 일부 업종의 고용한파가 남자 취업자 감소를 유발했다는 뜻이다. 4월 기준 실업자를 살펴봐도 남자는 50만7000명으로 1년 전과 같았지만 여자는 34만7000명으로 같은 기간 3만1000명(-8.2%) 줄었다.
4월 경제활동참가율(65.1%)도 4월 기준 통계작성(1999년 6월~) 이래 역대 1위 수준을 기록했지만 남자 경활률은 0.2%포인트(p) 하락했다. 여자 경활률이 0.3%p 상승한 것이 전체 경활률 상승을 이끈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미국 관세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라 주요 업종의 고용 한파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KDI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을 기존 10만명에서 9만명으로 낮춰 잡았고, 내년에도 7만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지난해 16만명 증가한 것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KDI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현재 상황이 좋은 산업들도 대비하는 측면에서 신규 채용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고용이 경기보다 후행하는 측면이 있어 내수가 회복이 되더라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고용이 둔화되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처음으로 ‘관세피해 고용충격’ 가능성을 언급하며 선제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관세피해 수출기업 지원 및 고용충격 선제대응 관련 추가경정예산을 신속 집행하기로 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