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건강 위한 디지털 인프라, 국가표준식품성분DB
곽도연 국립식량과학원장
국가표준식품성분 DB는 우리나라 식품의 에너지와 영양성분을 과학적으로 분석·수집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정보 모음이다. 이를 통해 섭취한 식품에 따른 영양성분 섭취량을 정밀하게 산출할 수 있다.
최근 공개된 DB 10.3버전에는 총 3330건의 식품에 대한 130종의 영양성분 정보 약 29만건이 수록되어 있다. 쌀눈 밀떡 고단백간편식 등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식품들을 지속적으로 추가하여 데이터의 최신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성분수 식품수 분석품질 등 여러 지표에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을 앞서며 아시아 최고 수준의 식품성분 데이터 인프라로 평가받고 있다.
국가표준식품성분표는 1970년 초판 발간 이후 식품영양정보의 핵심 기반으로 기능해왔다. 특히 2019년부터는 디지털 DB 형태로 매년 정기적으로 갱신되며 변화하는 식품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02년부터 국제식품성분기구(FAO/INFOODS)에서 지정한 한국의 공식 연락기관으로 활동 중이며, 반세기 동안 축적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기술을 AFACI(한-아시아 농식품 기술협력 협의체) 회원국과 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탄 몽골 등 11개 아시아 국가 주요 식품 성분 데이터를 생산해 AFACI 아시아 식품성분 DB를 구축·공개해 글로벌 식품 영양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
국가표준식품성분 DB는 공공과 민간 전반에 걸쳐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교육부의 NEIS 시스템을 통해 약 1200만명의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학교급식을 비롯한 단체 급식의 영양 설계뿐 아니라 기업과 농가의 제품 개발, 식품표시 등 실용적 용도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또 국민건강통계,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식품수급표 등 다양한 정책 자료의 기반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기술과 융합하여 정밀영양 등 미래형 건강 서비스의 구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광범위한 활용을 통해 최근 5년간 약 2735억원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밀영양 실현을 위해서는 DB의 지속적인 확대와 고도화가 필수다. 식생활 변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만큼 새롭게 등장하는 식품에 대한 데이터 수집을 확대하고 데이터의 정확도와 활용도를 지속적으로 높여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이를 위해 시료 대표성 확보, 데이터 검증 절차 강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표준식품성분DB는 국민 건강을 지키는 디지털 영양 인프라로 산업과 정책, 기술을 연결하는 데이터 허브다. 정부 체계적 구축, 민간의 실용적 활용, 국민의 건강 수요가 연동돼 건강한 식생활 문화를 선도하며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