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공학 반대 점거’ 학생 고소 취하
갈등 발생 6개월 만에
동덕여대가 지난해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해 교내 점거 농성을 벌인 학생들에 대한 형사고소를 모두 취소했다. 동덕여대 사태가 촉발된 지 6개월여 만이다.
15일 동덕여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암경찰서에 ‘본관 점거’ 사태 관련자에 대한 형사고소 취하서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학교 관계자는 “총장과 처장단, 중앙운영위원회가 최종 협의해 고소를 철회하기로 했다”며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학사 운영 등 학교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밀했다. 이어 “학교와 학생 간 관계가 보다 원활해지고 소통의 틀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도 학교측에 ‘학내 구성원들이 받은 상처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유감을 표명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학생들은 지난해 11월 학교측이 충분한 논의 없이 남녀공학 전환을 준비한다며 24일간 본관을 점거하고 교내 시설물에 래커로 항의 문구를 써넣는 등 시위를 벌였다.
이에 학교측은 불법로 인해 피해 금액이 최대 54억원으로 추산된다며 학생 19명과 성명불상자 2명을 공동재물손괴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동덕여대는 앞으로 학생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남녀공학 전환 여부를 비롯해 주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김명애 총장도 15일 오후 중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고소는 취하됐지만 경찰 수사는 여전히 이어질 수 있다. 재물손괴 및 업무방해 혐의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