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3표가 부족하다”…낙관론 확산에 경고

2025-05-15 13:00:29 게재

영남 유세 후 “아주 박빙 승부하게 될 것”

막판 보수 결집 점쳐 … 주말 호남 세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압도적 승리가 아닌 ‘반드시 승리’가 우리의 목표”라며 “절박한 심정으로 3표씩 확보해달라”고 말했다. 탄핵 대선에 따른 대세론과 낙관적 전망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표했다. 6.3 대선 선거운동이 중반에 돌입하고 막판에 가서는 보수층의 결집이 예상되는 만큼 민주당 등 선대위가 절박한 심정으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는 경고장을 꺼낸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4일 경남 창원시 상남분수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김경수 공동선대위원장, 송순호 경남도당위원장 등과 인사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이재명 후보는 13~14일 영남권 유세에 이어 15일부터 호남권 유세에 돌입한다. 이 후보는 15일 경남 하동 화개장터에서 ‘동서 화합’ 간담회를 연 뒤 전남 광양·여수·순천·목포 등을 방문한다. 부산에서 전남 목포까지 이어지는 ‘이순신 벨트’ 유세를 이어간다는 취지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배경인 부산·거제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목포를 횡단 유세일정을 ‘이순신 벨트’라 부르며 국민통합·실용정부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순회 연설을 시작하면서 낙관론에 대한 경계를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14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을 만나 “(대선 결과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결국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한 표라도, 반드시 이기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면서 “절박한 심정으로 한 분이 세 표씩 확보해달라. ‘세 표가 부족하다’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선부터 시작된 이 후보 대세론의 역효과와 국민의힘이 김문수 후보를 확정한 후 나타날 수 있는 보수 결집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뉴스1·한국갤럽이 12~13일 실시한 여론조사(1002명.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p, 응답률 18.9%.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 후보 선호도는 51%로 김문수 후보(31%) 이준석 후보(8%)에 앞섰다. 당선 예상에서도 이재명 후보 69% 김문수 후보 19% 이준석 후보 2%였다. 뉴스1·한국갤럽은 같은 방법으로 지난 4~5일 실시한 조사와 비교하며 이 후보 우위가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김문수 후보가 부산울산경남권에서 지지율을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거운동이 지속되면서 보수세가 강한 지역에서 김 후보 지지층 결집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2017년 탄핵 대선에서도 궁지에 몰렸던 보수정당과 후보는 막판에 지지율을 일정부분 회복하면서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2017년 5월 9일 실시된 대선 직전 실시된 한국갤럽 정례조사(7~8일. 2030명. 휴대전화 면접)를 살펴보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율은 3주간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12%→ 17%). 3파전 양상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보수 유권자층의 막판 결집이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수도권 인구 구조상 보수세가 강한 지역의 유권자가 많은 상황에서 민주당의 압도적 정권교체까지는 상당한 변수가 남아 있다.

이번 6.3 대선을 앞두고도 여론전문가와 민주당 선대위에서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 막판에 보수층 결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면서 “특히 윤 전 대통령의 거취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이탈했던 기존 보수유권자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 방문을 앞두고 경계론을 편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초반부터 드러난 대세론 확산으로 느슨해질 수 있는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호남권 이 후보 선대위는 이번 대선에 ‘99단 캠페인’(90% 투표율·90% 득표율)을 벌이고 있다. 중진 다선의원을 중심으로 ‘골목골목 선대위’를 구성해 저인망식 득표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선대위 일부 인사와 관련해서 대선 이후 당 지도부 개편과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본인의 정치적 성과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번 대선 지지율을 지난 20대 대선 지지율과 비교해 해당 지역 현역의원에 대한 평가 지표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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