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계엄 직후 추경호·나경원과 통화

2025-05-16 13:00:40 게재

국회 비상계엄 해제 방해 지시 있었나

추·나 “미리 말못해 미안하다 한 게 전부”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민의힘 추경호, 나경원 의원 등과 잇따라 통화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16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밤 11시 22분경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과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1시간 가량 지난 시점으로 아직 계엄군이 국회의사당에 도착하기 전이었다. 계엄군이 본격적으로 국회에 진입하기 시작한 건 20여분 후인 11시 48분경이었다.

당시 추 의원은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 다시 국회 예결위장으로 했다가 당사로 변경해 계엄 해제를 방해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해 추 의원은 언론을 통해 계엄 발표 후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계엄과 관련해 담화문에 있던 내용을 들었고, 또 여당 원내대표에게 미리 말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취지의 짧은 통화를 한 게 전부”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총 장소를 변경한 것에 대해선 “처음 국회에서 의총을 소집했다가 출입이 어렵다고 해서 다시 당사로 바꿨고, 그 사이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으며 직후에 다시 국회 출입이 가능하다해서 의총 장소를 국회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추 의원과 통화한 직후 나 의원에게도 전화를 걸어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 의원 역시 해당 통화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무도한 입법독재, 국정마비 만행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했고,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얘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입장을 언론을 통해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윤 전 대통령의 개인 휴대전화에 대한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이같은 내용의 통화기록을 확보하고 검찰에 송치했다.

통화기록에 따르면 계엄이 해제된 지난해 12월 4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과도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날 저녁 이른바 ‘삼청동 안가 모임’에 참석했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과도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기록에는 계엄 선포 사흘 뒤인 12월 6일 보수 유투버인 고성국씨에게 5차례 전화를 건 내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윤 전 대통령 통화기록을 전달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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