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사법부 공세’ 높이는데…‘신중론’ 나오는 이유
“법원 이슈 커져 봐야 후보만 가려 … 표에 도움 안돼”
유인태 이석연 강금실 우상호 등 “좀 지나치다” 견제
더불어민주당이 사법부에 대한 공세를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당내에선 ‘신중론’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대선을 20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자칫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데다 돌발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점에서 지나친 공세는 삼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5일 당내 중진그룹 또는 외부에서 영입된 보수 성향 인사들이 최근 민주당의 ‘사법부 공세’ 흐름에 대해 “지나치다”고 견제하고 나섰다.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이석연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법원에 대한) 특검, 탄핵 등은 신중을 기하고 자제해야 한다”면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특검법 발의 과정에서 나와 강금실 총괄선대위원장이 당 지도부에 ‘지나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원로 인사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같은 라디오에서 “오히려 표를 갉아먹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오후 당내 중진인 우상호 공동선대위원장도 같은 결의 지적을 했다. 우 위원장도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조희대) 특검은 조금 지나치다”면서 “우리의 적은 법원이 아니고 국민의힘 후보”라고 말했다. “대선 시기에 계속 이 이슈를 끌고 갈 거냐 하는 문제에 대해선 선대위 차원에서 신중하자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후 조 대법원장 특검법을 추진중이다. 이 후보에 대한 재판이 대선 이후로 미뤄지고 이 위원장을 비롯한 신중론자들이 ‘지나치다’는 의견을 내부적으로 낸 후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듯했지만 14일 국회 법사위 상정 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법사위원장 임기 내에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법부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귀연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도 재차 거론하며 공세를 높여가고 있다. 이날 노종면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룸살롱 접대 장소까지 알려줘도 (법원이) 진위 확인을 못하겠다고 한다. 어쩌다 사법부가 자정 기능까지 상실했느냐”면서 “사진 공개와 법적 대응 등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대선이 20일도 남지 않았는데 섣불리 사법부 공세 수위를 높였다가는 후보로 가야 할 스포트라이트를 뺏기는 역효과가 날 것”이라면서 “중도층의 표심이 어떻게 느낄지도 불확실한데다 괜한 변수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 버리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 부장판사 관련 공세에 대해선 우 위원장도 “법관에 대한 인신공격까지는 자제했으면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내 신중론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에 대한 전방위 공세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은 대선 이후에 대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 이후를 염두에 두고 의원들 개개인이 지지층 결집 행보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