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금개혁,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3월 국회에서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4월 초 국무회의를 통해 의결·공포되면서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연금개혁이 이뤄졌다. 가입자가 부담하는 보험료율 인상은 1998년 이후 27년 만이다.
이번 개혁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모수 개혁을 통해 보험료율이 현재 9%에서 13%로 인상되며, 2026년부터 2033년까지 매년 0.5%p씩 8년간 단계적으로 조정된다. 소득대체율은 올해 41.5%에서 2026년부터 43%로 상향 조정되고, 지난해 숙의단에 참여한 시민들 다수가 선택한 ‘더 내고, 더 받는’ 체계로 됐다. 또한 연금 급여 지급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보장 의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지급보장이 법률로 명문화됐다.
시민숙의단 운영과 다양한 사회적 논의를 거친 이번 개혁을 통해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불신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시행되고 36년 만인 지난해 11월엔 연금을 받는 국민이 700만명을 돌파했다. 65세 이상 인구의 70% 가량이다. 또한 올해 1월에는 월 연금액 300만원이 넘는 수급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이는 국민연금이 우리나라 노후소득 보장의 가장 중추적인 제도로 성숙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라 하겠다.
노후소득 보장의 중추적인 제도로 성숙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과 금액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4년 한 해 동안의 수익금은 160조원, 수익률은 15%를 달성하며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냈다. 적립기금 역시 1200조원을 넘어 세계 3대 연기금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이는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서도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 리스크 관리 체계화, 해외 사무소의 기능 강화 등 기금운용 인프라를 꾸준히 개선해 온 결과다. 기금운용 수익 역대 최고성과는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국민 신뢰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장치다.
연금개혁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제도 시행 37년 만에 가입자 수 2200만명, 수급자 710만명, 기금 규모 1200조원 등 다방면에서 세계적 수준의 공적연금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아직 할 일이 많다. 이번 개혁을 계기로 국민과 보다 더 가까이에서 고품질의 연금서비스와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국민 편리를 위한 지속적인 제도개선과 경영혁신을 통해 가장 청렴한 기관으로 도약하는 한편 투명하면서도 성과를 창출하는 기금운용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받은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국민연금을 만들어 가겠다.
앞으로 국민연금공단은 홍보를 강화하고 보다 적극적인 업무 수행을 통해 사각지대에 있는 국민들을 제도에 편입시켜 노후소득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은퇴 연령과 연금 수급개시 연령과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소득절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다양한 방안을 연구할 것이다. 더불어 격오지에 거주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국민들을 위한 현물급여 도입도 주요한 검토 사안이다.
복지국가 대한민국의 시작 되길
이런 노력들이 쌓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 등 국민연금을 둘러 싼 여러가지 문제들을 조금이라도 완화하는 시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번 연금개혁은 끝이 아니라 복지국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도록 공단은 국민과 함께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