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3인3색…국힘 낙선자 ‘각자의 길’로
안철수 “진정한 ‘원팀’ 되어야” 촉구
한동훈, 후보와 별도 전국 지원 유세
홍준표, 하와이 체류 … 설득조 출국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대선 경선에서 맞붙었던 낙선자 3인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김 후보측에서는 3인이 ‘원팀’이 돼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길 바라지만 3인의 행보는 제각각인 모습이다.
김 후보 입장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은 안철수 의원으로 추정된다. 안 의원은 유일하게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안 의원은 19일 SNS를 통해 한동훈·홍준표에게 ‘원팀’을 당부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이제 진정한 ‘원팀’이 되어야 한다”며 “(한동훈 전 대표는) 따로 유세만 하신다니 그 유세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국민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부디 조속히 선대위에 합류해서 완전한 원팀의 모습으로 함께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홍준표, 한덕수 후보의 결단도 다시 한 번 요청 드린다”고 덧붙였다.
선대위 합류를 고사해 온 한 전 대표는 20일부터 전국 지원 유세에 나서지만, 김 후보와는 완전히 별도로 진행한다고 한다. 김 후보와 함께 단상에 오르는 장면을 피하는 것이다. 한 전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유세는 전국 곳곳을 돌면서 진행될 예정이다. 친한계 인사는 “민심 탐방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라고 전했다. 20일 부산 광안리, 21일 대구 서문시장, 22일 충북 청주 육거리시장·강원 원주 중앙시장을 찾는다. 20일에는 광안리 일대를 1시간 동안 걸으면서 시민들과 만난다. 당내 일각에서는 대선 이후 실시될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한다. 안 의원의 언급대로 “유세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심하는 것이다.
경선 직후 탈당하고 하와이로 출국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대선을 도울 뜻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홍 전 시장은 SNS를 통해 국민의힘과 당 지도부를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홍 전 시장은 “자신들이 국민의짐이 된 줄도 모르고 노년층들만 상대로 국민의힘이라고 떠들고 있다”며 “이번 대선이 끝나면 한국의 정통 보수주의는 기존 판을 갈아엎고 새판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측은 유상범·김대식 의원 등 홍준표 경선캠프 출신 인사들로 ‘설득조’를 꾸려 18일 하와이로 보냈지만, 이들이 홍 전 시장의 마음을 돌려세울지는 미지수다.
결국 낙선자 3인은 6.3 대선 이후에도 각자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보수 쇄신 과정에서 또 다른 경쟁구도로 만나는 시나리오도 점쳐진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