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물동량까지는 미·중 휴전
3개월 바빠진 태평양항로
부산·상하이발 운임 상승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태평양항로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관세휴전(5월 12일)에 시장이 반응한 모습이다. 물론 이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불확실하다.
19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발표한 K-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일주일 전에 비해 5.5% 상승한 1849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14일 이후 5주만에 하락세를 끊고 상승했다.
부산항을 출발하는 글로벌항로 13개 중 운임이 오른 항로는 북미서안 북미동안 중남미동안 중남미서안 동남아 등 5개에 그쳤지만 비중이 큰 북미서안 북미동안 항로가 각각 15.3%, 12.9% 상승하면서 전체 운임상승을 견인했다.
올해 KCCI는 1월 이후 11주 연속 하락하다 반짝 상승, 다시 4주 연속 하락하다 반등했다. 물동량 증가보다 선복량 공급이 더 많은 구조 속에서 외부변수에 따라 잠깐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하는 상하이발 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SCFI)는 부산발 운임보다 더 크게 올랐다. 지난 16일 SCFI는 일주일전에 비해 9.9% 오른 1479.4포인트로 2주 연속 상승했다.
상하이항을 출발하는 13개 글로벌항로 중 운임이 오른 항로는 북미서안 북미동안 동남아 중동 남미 등 5개에 그쳤지만 역시 북미서안 북미동안 항로가 각각 31.7%, 22.0% 상승하면서 종합운임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SCFI도 올해 1월 이후 10주 연속 하락 → 3주간 상승 → 3주간 하락에 이어 다시 상승한 상태다.
이번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 것인지 불확실하지만 90일간 관세휴전 기간에는 태평양항로 물동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일반적 예측이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호관세율을 115포인트씩 낮춘 휴전 시기를 활용해 8월까지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초 소비할 상품들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2, 3, 5위 선사인 머스크(덴마크) CMA CGM(프랑스) 하팍로이드(독일)는 미중 관세휴전 이후 태평양항로 물동량이 빠르게 증가했다.
CMA CGM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라몬 페르난데스는 16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몇 주, 몇 달 동안 태평양항로에서 무역이 매우 활발하게 재개될 것”이라며 “(미중 관세휴전은) 해상운송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없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CMA CGM은 미중 관세전쟁 이후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물동량의 50%가 감소했다고 프랑스 상원 청문회에서 밝힌 바 있다. 로이터는 관세휴전 이후 물동량 급등을 코로나19 상황과 비교하기도 했다. 16일 로이터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글로벌 물류 대란을 연상케 하는 혼란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