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 트럼프2.0과 에너지대전환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가 몰고 올 변화는?

2025-05-21 13:00:15 게재

글로벌 에너지산업의 이슈를 살펴보고 대한민국의 처한 현실과 도전과제를 제언한 책이 나왔다. 국내 에너지경제 분야 권위자인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와 에너지산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이재호 내일신문 기자가 함께 출간한 ‘트럼프2.0과 에너지대전환’(석탑출판)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월 20일 취임한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뉴스를 쏟아내며 전 세계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그 이면엔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of the America, by the America, for the America) 생각이 가득하다. 트럼프는 취임 당일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미국에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석유·천연가스를 충분히 생산해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다시 제조업 강국이 되겠다”고 밝혔다.

저자들은 “트럼프 2.0시대 에너지정책의 핵심은 ‘무조건 값싼 석유·천연가스’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균형점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트럼프는 국제유가를 배럴당 60~70달러 수준으로 고정시키고 싶어한다”고 내다봤다.

유승훈 이재호 석탑출판 / 2만원

또 트럼프에게 기후위기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나는 인위적인 요인 때문에 기후가 바뀌었다고 믿지 않는다” “미국민 4000만명 이상이 빈곤하게 살고 있는데 어떻게 가장 큰 근심이 기후변화인가”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트럼프가 취임 첫날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한 것은 너무 당연하다. 트럼프의 이런 생각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정교해지고 완고해질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정부는 2026년 정부예산안을 수립하면서 바이든정부 시절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만들었던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과 관련된 예산 152억달러를 전액 삭감했다. 세계 각 국가들과 기업들은 트럼프의 이러한 정책에 혼란스러워하며 ‘눈치보기’에 급급하다. 탄소중립 목표는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트럼프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세계는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따라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

유 교수는 책에서 “에너지는 생존의 문제로 우리는 에너지안보, 탄소중립, 성장이라는 3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며 “3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어느 하나를 일방적으로 포기할 수는 없다. 영리하게 실리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은 1인당 GDP가 높으면서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세계 상위권이다. 또 먹고살 만하면서도 온실가스 배출을 제대로 줄이지 않는다는 국제적 압력을 받는 점도 공통점”이라면서 “청정에너지 기술개발, 에너지 도입 등 서로 협력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경 기자

송현경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