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빅텐트·원팀” 매달리지만…성사도, 효과도 ‘불투명’

2025-05-21 13:00:25 게재

김문수·이준석 지지율 정체 … “해도 지는 단일화 하는 게 이상”

홍준표 “대선 끝난 후 돌아간다” … 한동훈, ‘나 홀로 유세’ 고수

이재명 대세론에 맞서 국민의힘이 당 밖 세력을 끌어모으는 ‘빅텐트’와 당내 세력을 규합하는 ‘원팀’ 구성을 마지막 승부수로 던진 모습이다. 하지만 대선을 불과 13일 앞둔 21일 현재까지 ‘빅텐트’와 ‘원팀’의 완성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설사 성사된다고 해도 대선 판세를 흔드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0일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 인근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21일 국민의힘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대선판을 흔들 승부수로 ‘빅텐트’와 ‘원팀’을 내세웠다. 이재명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인원을 끌어모아 맞선다는 전략이다. 이재명 대세론을 꺾기 위한 고육책으로 읽힌다.

국민의힘이 우선 주력하는 건 ‘빅텐트’ 구성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고문, 황교안 무소속 후보, 한덕수 전 총리 등과 손잡는다는 것. ‘빅텐트’의 핵심은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다.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총출동해 이준석 후보에게 단일화를 압박하고 나섰지만 이 후보는 냉랭한 반응이다.

이준석 후보는 20일 JTBC ‘오대영 라이브’에 출연해 ‘단일화 가능성은 제로냐’는 질문에 “해도 지는 단일화를 하는 사람은 더 이상한 사람이 된다”고 답했다. 이준석 후보 말대로 단일화 동력이 발생하려면 지지율 변동이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단일화해도 질 게 뻔하면 단일화 동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 김문수 후보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이재명 후보에 육박하거나, 이준석 후보 지지율이 급상승해 단일화 효과가 기대된다면 단일화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계산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변동은 눈에 띄지 않는다. 21일 공개된 YTN-엠브레인퍼블릭(18~19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조사에서 이재명 50%, 김문수 36%, 이준석 6%로 나타났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지지율을 합쳐도 이재명 후보에 못 미친다. 단일화 시한으로 꼽히는 24일(투표용지 인쇄 전날)을 불과 3일 앞두고 단일화 동력이 커지기는커녕 사실상 소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국민의힘은 이낙연 고문과 황교안 후보, 한덕수 전 총리의 지지선언도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당내에서조차 “지지선언을 한다고 해도 김문수 후보 득표에는 거의 도움이 안 될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이낙연·황교안·한덕수 등이 김 후보에 비해 확장성이 낫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내부 결속을 다지자는 ‘원팀’ 구성도 구색 갖추는 데 급급한 분위기다. 김문수 후보와 경선에서 맞붙었던 한동훈 전 대표는 20일부터 부산 현장 유세에 나섰지만 김 후보와 함께하지 않았다. 21일 대구를 찾지만 역시 김 후보와 별도로 움직이는 ‘나 홀로 유세’다. 한 전 대표 유세 복장에는 ‘김문수’라는 이름을 새기지도 않았다. 친윤쪽에서 “한 전 대표가 돕지 않는다”며 또 다시 ‘배신자 프레임’을 들이댈 기색을 보이자, 어쩔 수 없이 유세에 나선 표정이 역력하다는 관전평이다.

경선에서 패한 뒤 하와이로 떠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을 설득하기 위해 하와이까지 찾아온 국민의힘 특사단을 만나 ‘김문수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그뿐이었다. 대선 전에 귀국해서 선대위에 합류하거나 지원 유세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홍 전 시장은 21일 SNS를 통해 “모두 돌아갔다. 대선 끝난 후 돌아간다는 입장 변함없다”고 재확인했다.

결국 김문수 후보가 바라는 ‘원팀’은 구색만 갖춘 채 대선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홍준표 지지층을 100% 껴안기는 역부족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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