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화재, 자동차사고 손보 악재겹쳐
4월 자보 손해율 85.5%
지난달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손익분기를 넘어섰다. 연초부터 국내외 산불, 금호타이어 화재 등 대형 재해 등 악재가 겹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2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주요 6개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4월 손해율은 85.5%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월과 비교해 4.9%p, 올 3월과 비교해 8.0%p 늘어나난 수치다.
보험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는 손해율 80%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사고로 인해 지급한 보험금을, 전체 계약자가 낸 보험료로 나눠 산출한다. 80%가 넘으면 보험사가 적자를 보고, 80% 미만일 때 보험사 이익이다.
1~4월 누적 손해율만 해도 83.2%인데, 이 역시 2024년 1~4월 누적 손해율보다 3.6%p 증가한 수치다.
보험사의 손해가 늘어날수록 내년도 자동차보험은 인상하게 된다. 대내외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을 늘어난 가운데 보험료 인상은 물가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 중 하나다.
4월 손해율을 보면 DB손해보험이 87.9%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현대해상(86.5%) KB손해보험(84.7%) 순이다. 1~4월 누적손해율은 현대해상(83.6%) 삼성화재 KB손해보험(83.3%) 등이 가장 높았다.
손보사들은 “나들이객 차량이 늘면서 사고 보험금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4년 연속 보험료 인하로 인해 손해율의 피로도가 누적됐다”고 말했다. 사고 보험금이 지급되는 자동차 수리 및 정비 업계도 공임 인상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터라 내년에도 보험료가 인하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광주에서 발생한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와 관련해서도 손보사들의 손해가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에 1조2047억원 규모의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했다. 이 보험은 DB손보 현대해상 삼성화재 한화손보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이 공동으로 인수했다. 지급될 보험금의 한도는 5000억원으로 알려졌다. 6개사는 재보험에 가입한터라 5000억원 전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각사가 부담할 보험금은 수백억원이 달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연초부터 대형 보험사고가 이어지면서 상반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우려하고 있다. 1분기 실적 결과 지난해보다 수익이 줄어든 보험사가 태반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속성상 여러 리스크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면서 “보험금을 청구한 계약자들에게 각종 심사를 조속히 처리하고 보험금이 조속히 지급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