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정체에 고심깊은 김문수

2025-05-22 13:00:20 게재

김문수, 수도권 3일째 훑으며 중도층 공략

이재명엔 네거티브 난사… 이준석은 달래기

박스권 갇힌 지지율 … 반전 카드 ‘안갯속’

보수 진영 단일화를 위한 전제 조건은 지지율 상승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향해 끈질기게 단일화를 구애하고 있지만 이 전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말빨’조차 먹히지 않는 상황이다.

두 후보의 합산 지지율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율에 근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후보로서는 단일화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지지율 반등을 이뤄야 하는 입장이다.

공식선거운동 시작 후 3일 동안 보수 텃밭인 영남권을 다졌던 김 후보는 수도권에 3일간 머무르며 중도·무당층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후보는 20일 서울에 이어 21일 고양 김포 파주 동두천 양주 남양주를 찾았고 22일 오후에는 광명 부천 등 경기도 권역을 샅샅이 훑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경기도는 8년 간 도지사를 지내면서 일궜던 성과를 강조하기 유리한 곳이다. 김 후보는 이 지역 유세장을 돌며 경기도에 대한 애정을 내보이는 한편 이재명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도 빼놓지 않았다.

파주 새암공원서 유세하는 김문수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1일 경기 파주시 파주 새암공원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21일 고양 화정역 광장 집중 유세에서 김 후보는 “일산대교는 제가 (도지사로) 있을 때 개통됐다”면서 “일산대교가 편리하지만 유료이기 때문에 불편한 게 많아 제가 최선을 다해서 요금도 낮췄다”고 말했다. 파주를 찾아서는 “파주 LG디스플레이와 거기 외국인 기업이 많이 있는데, 그것도 제가 다했다”면서 “GTX는 제가 도지사하면서 뻥 뚫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역까지 가는 데 1시간이 걸렸는데 지금은 22분이면 도착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발언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저는 방탄조끼를 안 입었다. 어떤 사람은 방탄조끼도 부족해서 방탄유리를 치고 방탄 법까지 만든다”면서 “죄를 지은 사람은 감옥에 앉아 있으면 방탄조끼도 방탄유리도 필요 없다”고 직격했다.

당 선대위에서도 중도층 공략을 위해 이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영부인에 대해 국민 알 권리 차원에서 투명한 검증을 준비하겠다”면서 영부인 검증 절차 마련, 영부인에 공적 책임 부여, 대통령 친인척과 주변 인사 등에 대한 감시·감찰 등 3가지를 약속했다.

이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 방탄입법 비판에 더해 김 여사 관련 비리 의혹을 반전 카드로 모색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설득을 위한 당의 직접적인 행보도 계속되고 있다.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이 후보의 ‘학식 먹자’ 유세 현장을 찾았다. 이 후보를 만난 뒤 안 위원장은 “(단일화 관련) 개인적인 경험담, 그리고 만약에 단일화 생각이 있다면 어떻게 하면 좋겠다 정도의 조언들을 주로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안 위원장과의 만남 이후에도 “단일화에 대한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후보는 지난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해도 지는 단일화를 하는 사람은 더 이상한 사람이 된다”며 “단일화를 위한 논리적 구성 자체가 돼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단일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달라 보인다. 21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특단의 대책’을 묻는 질문에 김 후보는 “이준석 후보는 마지막에 결국 저와 단일화가 돼서 훌륭하게 대선승리를 이끌 수 있는 주역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지율 상승 후 단일화’가 아니라 ‘단일화 후 지지율 상승’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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