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론 맞서는 방법 ‘사전투표 독려’

2025-05-27 13:00:04 게재

지자체장 “공직자부터” 한목소리

행안부장관 권한대행 29일 투표

“민주주의는 투표로 시작됩니다.” “투표는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그저 보통의 하루를 지키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자 약속입니다.”

6.3대선 사전투표(29~30일)를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도 적극적이다. 탄핵 이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영화 관람이 오히려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계기가 됐다.

기초자치단체장들의 투표 독려 활동이 특히 눈에 띈다. 이학수 전북 정읍시장은 26일 오전 영상 간부회의에서 “공직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시민 대상 홍보에 힘써달라”고 투표 독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정읍시는 주민들의 투표 독려를 위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전방위 홍보를 하고 있다. 주요 도로변과 청사 등에 현수막과 배너를 내걸고, 공동주택과 농촌 마을에 홍보방송을 내보내는 등 시민의 생활공간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김보라 경기 안성시장은 매주 간부회의에서 투표 참여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실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포스터와 홍보물 제작, 버스정보시스템을 통한 안내문구 송출, 행정전화 통화연결음 안내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이재준 경기 수원시장도 이날 투표를 독려하는 영상을 제작해 SNS를 통해 홍보했다. 이 시장은 이 영상에서 “투표는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그저 보통의 하루를 지키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자 약속”이라며 “바쁘다는 핑계로, 기대가 없다는 이유로, 소중한 권리를 포기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충남에서는 단체장들이 릴레이 캠페인을 진행했다. 김기웅 서천군수는 26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투표에 참여합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홍보물을 들고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이완섭 서산시장의 지명을 받아 캠페인에 참여했다. 김 군수는 다음 대상자로 강임준 전북 군산시장을 지목하며 다른 광역지자체 단체장과의 연대도 꾀했다. 이 캠페인은 지난 12일 오세현 아산시장이 제안하고 시작해 지금은 충남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충남에서는 박범인 금산군수, 이응우 계룡시장, 이용록 홍성군수, 김동일 보령시장, 김돈곤 청양군수, 박정현 부여군수 등 대부분 단체장이 동참했다.

투표독려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한 오세현 아산시장. 사진 아산시 제공

특히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도 투표 독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투표 독려 캠페인에 참여한 충남 기초단체장 중에서는 김기웅 서천군수, 김동일 보령시장, 최재구 예산군수 등이 국민의힘 소속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민근 경기 안산시장도 최근 자신의 SNS에 ‘투표로 화합하는 대한민국, 투표합시다’라는 제목의 투표 독려 글을 올렸다. ‘사전투표 폐지’를 내걸었던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25일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며 기존 생각을 바꾼 것이 소속 단체장들을 사전투표 독려에 나서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투표독려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한 김동일 보령시장. 사진 보령시 제공

공직선거 지원 사무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도 부정선거론 대응에 발 벗고 나섰다. 우선 고기동 행안부 장관 권한대행은 사전선거 첫날인 29일 오전 투표하기로 하고, 일정을 사전 공개했다. 국민과 공직자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투표 독려 메시지인 셈이다.

한 수도권 기초자치단체장은 “사전투표 참여와 독려는 곧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부정선거론자들과 거리를 둘 수 있는 첫번째 기회”라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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