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휴전 후 해상운임 계속 상승
중국발 유럽항로도 올라
고려해운 태평양 투입
미국과 중국의 관세휴전(5월 12일)이 컨테이너해상운임을 끌어올린 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항과 상하이항을 출발해 미국으로 가는 태평양항로 운임이 먼저 오른 후 중국발 유럽항로까지 따라 올랐다. 부산발 유럽항로 운임도 상승세로 바뀔지 주목된다.
26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 해진공)가 발표한 부산발 K-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일주일 전보다 3.08% 오른 1906포인트를 기록했다. 5주만에 상승했던 지난주 흐름이 이어졌다.
부산항을 출발하는 13개 글로벌 항로 중 북미 지중해 등 8개 항로 운임이 올랐다. 유럽과 아프리카 등 4개 항로는 내렸고, 일본항로는 일주일 전과 같았다.
23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SCFI)는 일주일 전보다 7.2% 오른 1586포인트를 기록했다. 3주 연속 오름세다.
북미 유럽 등 9개 항로 운임이 상승하고 호주 한국 등 2개 항로는 내렸다. 일본서안과 동안 항로는 일주일 전과 같았다.
상하이발 유럽항로 운임이 6주만에 반등한 것이 눈에 띈다. 해진공은 26일 주간시황보고서에서 상하이발 유럽항로 운임 상승은 관세휴전 여파로 생긴 북미수요 집중이 부른 연쇄효과라고 분석했다.
해진공에 따르면 4월 이후 컨테이너운임은 ‘상호관세 → 수요하락 → 공급조정 → 관세유예 → 물동량회복 → 선사들의 일괄 운임상승(GRI)후 반등 → 공급재조정’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물동량 수요가 집중되면서 중국의 주요 항만 혼잡과 컨테이너박스 부족 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칭따오 상하이항은 72시간 접안를 기다리는 지체현상도 발생하고 있고, 주요 선사들은 중국 내 컨테이너박스 반출을 통제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정책은 여전히 변수다. 미국정부는 23일 유럽연합에 50% 관세부과를 발표한 뒤 25일 해당 관세를 7월 9일까지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관세를 예고한 바 있다.
태평양항로는 주요 선사들이 선복량을 확대하고 있다. 고려해운(KMTC)이 다음달 18일부터 중국~북미서안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이스라엘의 ZIM, 스위스의 MSC, 프랑스의 CMA CGM과 HMM이 속한 해운동맹 프리미어얼라이언스 등이 중단된 노선을 재개하거나 임시선박을 추가 배치하고 있다. 고려해운은 1985년 이후 40년만에 다시 태평양항로에 진출한다.
미국소매협회(NRF)는 아직 선적되지 못한 계절성 상품이 많아 90일간 관세유예기간 동안 여름 성수기 수요는 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하이발 유럽항로 운임은 선사들이 미주항로에 선복량을 확대하면서 유럽항로 공급이 줄어든 데다 여유가 없는 중국 내 컨테이너박스 상황이 겹치면서 상승했다.
해진공은 다음달 유럽항로 공급은 더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다 선사들이 일괄운임인상(GRI)도 추진 중이다.
한편, 26~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움푸르에서 열리는 중국·아세안·걸프(중동)지역 정상회의 결과도 세계 해운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023년 처음 개최된 아세안-걸프 정상회의에 중국이 참여하는 형식으로 성사된 이번 회의에는 무역 관련 이슈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