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결집하지만 ‘정권교체’여론 못 넘어

2025-05-27 13:00:03 게재

정권교체-정권연장 20%p대 차 유지

김문수, 계엄·탄핵에 대한 입장 애매

최근 진행된 대선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막판 보수층 결집 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대선구도 인식을 지배하는 ‘정권심판론’의 벽을 넘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6.3 대선 D-7, 아이의 미래를 누구에게? 제21대 대통령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6일 서초구 방배로에 부착된 대통령후보 선거벽보를 엄마와 아이가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사진 이의종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매주 발표하는 전국지표조사(NBS)를 보면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줄어들었지만 ‘정권교체’ 대 ‘정권재창출’에 대한 국민적 인식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 22일 발표된 5월 4주차 조사에서 대통령 후보 지지도는 이재명 46%, 김문수 32%, 이준석 10%로, 이재명 대 김문수 후보의 격차는 전주 22%p에서 14%p로 줄었다. 반면 ‘정권교체’ 여론은 55%, ‘정권연장’ 여론은 34%로 전주에 이어 20%p 정도의 격차를 유지했다.(만 18세 이상 1002명 대상 전화면접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CBS-한국사회여론연구소 정례 여론조사에서도 흐름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5월 3주차에 정권교체 55.4% 정권연장 37.1%였고, 5월 4주차는 52.5% 대 36.9%로 집계됐다.(18세 이상 1001명, ARS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는 이번 대선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그로 인한 탄핵으로 인해 치러지는 만큼 ‘정권심판론’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다수 국민들이 구 여권과의 ‘결별’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념 성향별로 보면 진보 중도 보수 순으로 구 여권과의 결별을 더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캐스팅보트로 불리는 중도의 대선구도 인식은 NBS 5월 4주차 조사에서 정권교체 61% 대 정권연장 26%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도층의 후보 지지율은 이재명 50% 김문수 21% 이준석 14%였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을 합한 수치가 ‘정권교체’ 여론과 비슷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구 여권의 정권연장을 원치 않는 유권자들이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로 나뉘어 표심을 표출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를 하더라도 시너지가 크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유권자들의 ‘정권교체’ 인식에 변화가 없는 데에는 김 후보가 ‘계엄·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것이 한몫 거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과거 이명박정권 때 박근혜 후보가 ‘같은 정당이지만 사실상 다른 당이다’, ‘사실상의 정권교체다’라고 하면서 당선이 됐다”면서 “김문수 후보가 ‘사실상 국민의힘 정권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줘야 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져서 미안하다’는 식으로 사과를 했고 윤 전 대통령과도 제대로 결별하지 못하고 탄핵세력과도 절연이 안 되는 상황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높게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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