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내수엔 날개가 없다…성장률도 줄하향
어린이날 황금연휴에도 지갑 닫은 서민
국책연구원마저 줄줄이 성장률 전망치↓
새정부 경제정책 기조 ‘내수·민생 지원’
내수부진 상황이 심상치 않다. 5월초 황금연휴 기간에도 극심한 내수부진이 이어졌다. 특히 부모들이 지갑을 여는 어린이날 연휴임에도 신용카드 사용량이 지난해보다 12% 감소했다.
수출은 트럼프의 관세리스크로 어느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하면서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줄하향되고 있다. 통상 보수적 전망치를 발표해왔던 국책연구원들도 하향조정 대열에 가세했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말이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6.3 대통령선거 뒤 출범할 새 정부 경제정책 기조도 내수부진과 민생 지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내수지표 침체 못벗어나 = 28일 통계청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지난 3~9일 국내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1년 전보다 12.7% 감소했다. 지난주 대비로는 18.4% 줄었다. 지난 3~6일이 주말과 어린이날, 대체공휴일 등으로 휴일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지표다. 지난 3~9일 온라인 지출 금액 역시 1년 전보다 5.1%, 전주보다 18.9% 각각 줄었다. 같은 기간 가맹점 카드 매출액 역시 1년 전보다 13.4%, 전주보다 22.7% 각각 감소했다.
◆낮아지는 성장률 전망치 = 연휴가 소비 진작에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4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0.8%로 낮추면서 “정국 불안에 따른 심리 위축이 지속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가시적인 내수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에 이어 같은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도 올해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0%로 크게 낮췄다.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수출 부진과 투자·내수 침체 등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2025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1.0%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전망치(2.1%)보다 1.1%p 하향 조정된 수치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다음 달 발표되는 정부(기획재정부) 전망치도 크게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국내 경제는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에 따른 교역 둔화 등으로 수출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새 정부 출범과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에도 내수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자동차·정유·철강도 먹구름 = 13대 주력 산업별로 보면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5.8%)를 비롯해 조선(10.2%) 바이오헬스(11.0%) 정보통신기기(5.4%) 등 4개 산업의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동차(-8.0%) 정유(-19.3%) 일반기계(-7.2%) 석유화학(-5.3%) 가전(-4.1%) 섬유(-3.3%) 이차전지(-3.2%) 디스플레이(-2.7%) 철강(-2.1%) 등 9개 산업의 수출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획재정부도 지난 16일 최근 경제 동향에서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의 고용 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 둔화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