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 청년 70% “생활비 없어 빚져”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84% “빚 돌려막기 경험”
30% ‘자살 충동’ 경험
지난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청년 10명 중 7명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처음 빚을 지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부채 돌려막기’를 경험한 청년도 84%에 달했다. 상환이 불가능할 정도로 채무가 증가한 이유로 청년 65%는 ‘다른 부채 변제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서울시복지재단 내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지난해 개인회생 신청을 한 만 29세 이하 청년 중 ‘청년재무길잡이’를 이수한 13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청년재무길잡이는 개인회생 중도 탈락을 예방하기 위해 수입·지출 관리, 회생절차 안내, 인가 후 변제완주 방법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인회생 청년의 채무액은 4000만~6000만원 미만이 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00만~8000만원 미만(22%), 4000만원 미만(19%), 1억원 이상(15%), 8000만~1억원 미만(13%) 순이었다.
최초 채무 발생 원인(중복응답 허용)은 생활비 마련(70%) 주거비(29%) 과소비(27%) 가족 지원(17%) 사기 피해(15%) 등의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생활비가 59%에서 70%로, 가족 지원은 3%에서 17%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응답자의 84%는 ‘부채 돌려막기’를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상환 불능상태로 빚이 늘어난 이유로는 다른 부채 변제(65%)와 높은 이자로 인한 채무 증가(38%), 실직·이직 등 소득 공백(31%) 등을 꼽았다. 특히 신청자 대부분이 ‘돌려막기’ 과정에서 높은 이자를 부담하게 되고 일부는 소득 공백까지 맞물려 회생 신청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응답자의 63%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도움을 청할 사람(곳)이 없다’고 답해 채무로 인한 사회적 고립 등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개인회생 신청을 위한 ‘법률대리인 선임 비용’으로도 1인당 약 251만원을 지출한다고 응답했다. 비용 마련은 본인 자금(60%), 할부금융(17%), 가족·친지로부터 빌림(11%) 순으로 나타나 부채 해결을 위해 또 다른 부채가 생기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이처럼 금융·재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의 재기를 돕고 자립의 토대를 마련해 주고자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내 청년동행센터를 운영 중이다. 39세 이하 청년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정은정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장은 “개인회생을 진행 중인 청년들은 가족의 지원이나 안정적인 일자리 등 사회적인 안전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센터는 이러한 청년들이 재기해 건강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금융복지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