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대상’ 수장 만난 ‘조사기관’ 수장
2025-05-29 13:00:30 게재
개보위 “엄정 조사·처분 계획 강조” … SKT, 입 닫아
SK텔레콤 해킹·정보유출 사태를 조사 중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의 고학수 위원장이 조사 대상인 SKT의 유영상 대표를 최근 직접 만난 사실이 드러나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28일 개보위 따르면 고 위원장은 이달 22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SKT측 요청에 따라 양측 관계자 배석 하에 유 대표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오간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두 사람이 만난 사실이 일부 매체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개보위는 보도 설명자료를 내고 “고 위원장이 관계 법령에 따라 (SKT를) 엄정하게 조사·처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만남이 ‘SKT가 고 위원장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자리였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SKT측은 “개보위가 낸 보도설명자료 외에 추가로 설명할 사항은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고 위원장이 조사가 진행중인 대상 기업의 수장을 만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정 조사를 강조하기 위해 조사 대상을 굳이 만날 필요가 있느냐는 것. 특히 고 위원장은 SKT 사태를 두고 ‘역대급 사건’이라고 표현하며, 과징금 규모도 클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이재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