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달라졌지만 그래도 2번”

2025-05-29 13:00:21 게재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대구·경산 유세현장 르포

“원래 무조건 국민의힘인데 계엄 이후 일부 변화”

“범죄 저지른 사람, 거짓말 하는 사람은 안 된다”

“국민의힘이 최근까지 하는 작태들을 보면 반성 좀 해야 된다는 식으로 회초리를 들고 싶다. 국민 없는 대권이 어디 있고 당원이 없는 당권이 어디 있나. 정말 한심하다.”

6·3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텃밭’을 다지기 위해 찾은 경북 경산의 민심은 과거처럼 국민의힘에 ‘무조건적 지지’를 보내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택시기사 70대 남성 이 모씨는 “초등학생들 반장 선거를 해도 이렇게 안 할 건데, 국민들을 어떻게 보고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면서 “심판을 해야 될지 또 그렇다고 저기 주는 게 맞을지, 그렇다고 참정권을 포기하면 되겠나 해서 아직 마음을 못 정했다”고 말했다.

고향 영천에서 유세하는 김문수 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8일 경북 영천역 광장에서 유세하고 있다. 영천=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와 가까운 경북 경산은 오랫동안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지역구였던 곳으로 보수 색채가 짙은 곳이다. 이 지역에서조차 보수층 결집의 일부 이완이 나타나고 있다. 김 후보가 사전투표 하루 전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 경북(TK) 지역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유권자들도 이미 그러한 사정을 간파하고 있었다. 경산 공설시장에서 음식도매업을 하는 70대 남성 정 모씨는 “원래 여기는 무조건 국민의힘인데 계엄 이후에 좀 변화가 있었다”면서 “그걸 알고 이 사람들이 온 거다. 이준석하고 단일화도 안 되고 불안하거든”이라고 말했다. 전날 있었던 TV토론을 이야기하며 “김문수 후보는 실수 없고 정의롭게 바른 말만 했다. 이재명 후보는 아직까지는 숨기려는 게 있고 자꾸 딴소리하는 게 보였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가 공설시장에 마련된 무대에 등장하자 가게 앞에 나와 행사장을 지켜보던 상인들이 무대 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미소를 지어보이기도 했다.

공설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여성 김 모씨는 “김문수 후보는 사람이 가볍지 않고 묵직하게 뭔가 해낼 것 같은 사람”이라면서 “TV토론에서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범죄 행위를 다 밝혀주니까 속이 시원했다”고 말했다.

일부러 유세장을 찾아왔다는 50대 여성 서 모씨는 “김문수 후보에 대한 신뢰감 같은 건 다들 기본적으로 형성돼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일이 걸리더라도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고 단일화가 안 돼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설시장 유세에서 울산-경산 고속도로 개통을 약속한 김 후보는 영남대 축제 현장으로 이동해 청년층과 교감했다. 김 후보는 ‘문수형’ 배지를 달고 철봉에서 턱걸이를 선보이는가 하면 일부 학생들과는 ‘셀카’를 찍기도 했다.

영남대에 재학 중인 20대 여성 인 모씨는 “공약, 특히 청년정책을 보고 투표하려고 팸플릿도 열심히 읽었다. 그런데 후보들의 청년정책이 너무 부실하거나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어른들은 당만 보고 뽑는 편인데 우리가 그런 걸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20대 남성 정 모씨는 “TV토론 3번 중에 2번은 챙겨봤다. 그런 걸 보는 걸 좋아해서 재미있게 봤다”면서 “대통령이라면 외국에서 볼 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면 좋겠다. 일단은 영어가 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유세 마지막 일정으로 대구 번화가를 찾은 김 후보는 부정부패한 정치를 바꾸고,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던 유권자들은 김 후보가 청렴함과 정직함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의 유세 소식에 현장을 찾아왔다는 40대 여성 임 모씨는 “부모님이 연세가 있어서 너라도 유세장에 가서 힘 좀 보태라고 해서 나왔다”면서 “국민들을 위하는 마음이라든지 정직함이라든지 그동안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정책들을 많이 실현했는지 등을 보고 선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70대 홍 모씨는 “우리야 정하고 안 정하고 할 게 있나. 물어볼 것도 없다”면서 “범죄 저지른 사람, 거짓말 하는 사람은 안 된다. 연설할 때 보니까 방탄조끼 입고 방탄유리 쳐놓고 그러는데 왜 그러는 거겠냐”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판했다.

부모와 함께 김 후보의 연설을 지켜보던 20대 남성 최 모씨는 “청년 세대한테 깨끗한 영향력을 줄 거라고 생각해서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이재명 후보는 공약 실현 방법에 대한 ‘어떻게’가 없다. 그 말은 그 공약이 이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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