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기업 기술인력 부족 심각

2025-05-30 13:00:24 게재

해외 우수 기술인력 도입 시급

10곳 중 6곳 내국인 지원자 부족

“해외 현지교육통해 인재 선별해야”

국내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기업과 서울 근무 선호 추세로 지역 중견·중소기업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전문기술을 보유한 인력이 부족해 신제품 개발 지연, 공정관리 애로 등으로 기업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 또 기존 직원 업무 가중으로 이직률 증가 등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어 해외전문기술인력 도입 등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4월 지역 기업 인력난 해소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32개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해외전문기술인력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수요조사 결과 기업들은 평균 3.4명의 해외전문기술인력 채용을 희망했다. 채용을 원하는 분야는 △전기·전자(14.3%) △시스템·SW(13.6%) △기계·로봇(10.3%) 등의 순이다.

해외전문기술인력 채용이 필요한 첫 번째 이유로 내국인 지원자 부족(61.5%)을 꼽았다. △장기근속 기대(34.8%) △인건비 절감(34.2%) △전문기술 보유 외국인력 선호(26.1%) △성실한 근무태도(21.1%) 순으로 해외전문기술인력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청주소재 한 기업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분야 회사인데 내국인 지원자가 부족해 기업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학사급 이상 우수한 해외전문기술인력 채용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사에 참여한 232개 기업 67.7%(157개사)는 해외전문기술인력을 채용하려면 현지에서 직무 등 역량을 검증하는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직무 관련 전공과 학사 학위,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 직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입국 전 현지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천 화학업종 중견기업은 “국내 기업과 해외전문기술인력 간 미스매치를 최소화하려면 기업 수요를 반영한 현지교육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역량을 갖춘 해외인재를 선별하여 근로계약 체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입국 전 현지교육이 필요한 분야는 △한국어·한국문화 등 의사소통 능력(54.6%) △노동관계 법령(27.3%) △기업수요직무(18.1%) 순으로 응답하여 직무교육도 필요하지만 의사소통 능력 교육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입국 후에는 한국어, 한국문화 등 의사소통 능력 교육보다 직무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지역 중견·중소기업은 해외전문기술인력을 도입하기 위해 경력요건을 완화하는 비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화성지역 반도체 장비 기업은 “내국인 지원자가 없어 해외전문기술인력을 채용하려 했지만, 우수 외국인 기술인력 정보가 부족한데다 비자 발급 시 경력 제한이 있어 결국 진행하지 못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우수인재를 확보해야 하며 경력보다는 잠재력이나 발전가능성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복 대한상의 인력개발사업단장은 “지역 중견·중소기업 전문기술 인력난으로 해외전문기술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대한상의는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회원사를 보유한 종합경제단체로서 해외에서 기업 맞춤형 업종특화 직무교육을 통해 검증된 해외기술인력을 도입하는 새로운 지원 체계 구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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