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주차장 위층에 스터디카페+청년주택
마포구 연남동에 ‘실뿌리복지센터’ 7호점
주차난 해소하고 미래세대 학습·주거지원
“1주일에 서너번은 방문합니다. 공간이 쾌적하고 집에서 가까워 업무 보기에 좋아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주민 김성환(44)씨가 개인 사무실처럼 사용하는 공간은 이웃 마포구 공공시설이다. 지난 4월 문을 연 마포형 자율학습공간 ‘연남스페이스’다. 공공 독서실같은 공간인데 문서작업이나 계산기 사용이 가능한 9석을 비롯해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1석을 포함해 총 53개 좌석을 갖추고 있다. 특히 통창 너머로 경의선숲길이 한눈에 들어와 공부나 업무 도중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김씨는 “계속 앉아있다 보면 피곤해서 내부 휴식공간이 아쉽다”면서도 “경의선숲길로 나가 바람쐴 겸 한숨 돌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2일 마포구에 따르면 연남스페이스는 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복합공간으로 조성한 ‘연남실뿌리복지센터’에 자리잡고 있다. 센터는 1646.8㎡ 부지에 지은 연면적 5648.85㎡ 규모 4층 건물이다. 당초 일대 주차난 해소를 위해 연남동 끄트머리 일명 ‘끝남동’에 공영주차장을 조성했는데 전 공간을 차량에만 할애하기에는 아쉽다고 판단해 여러 세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다양하게 배치했다.
경의선숲길 양쪽으로 펼쳐진 맛집과 카페 공예품점 등을 찾는 방문객, 인근 주택가 주민들이 이용할 공영주차장 확보가 우선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에 걸쳐 차량 96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가족 전용 15면을 비롯해 장애인과 유공자 전용 각각 4면과 2면 등을 배치했다. 1층 주차장 한켠에는 75세 이상 노년층 주민들에게 따뜻한 점심 한끼를 제공하는 ‘효도밥상경로당’이 있다.
2층과 3층 일부가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함께 이용하는 연남스페이스다. 8시간동안 청소년은 500원, 성인은 5000원에 이용할 수 있어 호응이 크다.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문을 연다. 낮에는 주로 성인층, 학원이 끝나는 밤이면 청소년이 몰린다. 구 관계자는 “시험기간이면 하루에 90명 이상이 찾는다”며 “80~90명까지 대기자가 몰릴 정도”라고 설명했다.
3층 일부와 4층은 공공주택 ‘마포청년하우스’다. 주변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공급해 청년들 주거난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29실을 마련했다. 1인가구를 위한 원룸형부터 한부모나 다자녀 가구 등을 위한 투룸형과 복층 등 다양한 구조가 특징이다. 단독 가구는 취·창업을 준비 중인 청년만 입주할 수 있다. 대부분 세대가 너른 테라스를 갖추고 있고 입주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별도 휴게공간도 있다. 장애인 주민을 위한 세대는 출입문부터 화장실 등 내부에 안전장치를 더했다.
마포구가 연남동을 비롯해 동마다 실뿌리복지센터를 마련해 아이부터 노년층까지 복지 대상자를 촘촘하게 돌보고 지원할 방침이다. 장애인주간보호시설부터 효도밥상경로당 주민건강체육시설을 갖춘 공덕실뿌리복지센터를 시작으로 연남동까지 총 7곳을 확보했다. 창전동에는 노인주간보호시설과 효도숙식경로당을 배치했고 망원동에는 주민 공유공간인 쌈지공유카페를 더했다. 아현동에는 재가노인복지시설과 영유아보육시설 작은도서관이, 대흥동에는 장애인 평생학습센터와 직업재활시설 등이 있다. 합정동에는 여성 양육자 지원시설인 맘카페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운동시설이 눈에 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오랜 시간 주민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해 동마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실뿌리복지센터를 마련하고 있다”며 “모든 세대가 어우러지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