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손가락 마비, AI가 맞춤 치료한다

2025-06-02 13:00:23 게재

복지부 혁신의료기술 지정

3년간 임상현장 적용

뇌졸중으로 손가락이 마비된 환자들에게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치료법이 도입된다.

보건복지부는 ‘뇌 자기공명영상을 활용한 AI 기반 맞춤형 경두개직류자극술’을 혁신의료기술로 지정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 기술은 2025년 7월 1일부터 2028년 6월 30일까지 3년간 의료현장에서 사용이 허용된다.

이 치료법은 환자의 3차원 뇌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를 AI 기반 뇌 영상 치료계획 소프트웨어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시작된다. AI가 환자 개개인의 뇌 구조와 손상 부위를 정밀하게 분석해 가장 효과적인 전기 자극 위치를 두피에서 찾아낸다. 의료진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두피 위치에 전극을 부착하고 피부를 절개하거나 바늘을 사용하지 않는 비침습적인 방식으로 미세한 직류 전류를 흘려보내 특정 뇌 영역을 자극한다.

이 치료는 기존의 재활 요법과 함께 시행돼 마비된 손가락의 운동 기능 회복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뇌의 형태나 손상 정도가 다른데 AI가 MRI 영상을 분석해 최적의 치료 지점을 설정해주므로 보다 정교하고 효과적인 자극이 가능해진다. 이 기술은 ‘비침습적’으로 피부를 째거나 몸 안에 기구를 삽입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환자의 부담도 적다.

이 치료의 대상은 뇌졸중으로 손가락 운동 마비가 생겨 재활 요법을 처방받은 환자다. 모든 병원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해당 기술을 사용하겠다고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에게 신고하고 접수된 의료기관에서만 가능하다. 또한 해당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신경과 또는 재활의학과 전문의만이 이 시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 환자 안전과 치료의 질을 관리한다.

혁신의료기술 제도는 안전성은 확보됐으나 아직 임상적 근거가 더 필요한 첨단 의료기술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의료 현장에서 사용하며 그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이 기간에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임상 데이터가 축적되며 사용 기간이 끝나기 전 재평가를 통해 정식 건강보험 적용 여부 등이 결정될 예정이다.

뇌졸중은 국내 주요 사망 및 장애 원인 중 하나로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사회경제적 부담을 안긴다. 이 새로운 기술은 기존 재활치료의 효과를 높여 환자들의 빠른 회복과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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