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김문수 지원’ 공개 행보

2025-06-02 13:00:47 게재

대선 하루 앞두고 나란히

이, 청계천 … 박, 부울경

보수 결집? 중도층 이탈?

보수 진영 출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하루 전인 2일 나란히 공개 행보에 나선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측면지원하려는 의중으로 읽힌다. 중도층 이탈이란 역풍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문시장 찾아 인사하는 박근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2일 류우익 전 통일부장관 등 참모 10여명과 오찬을 한 뒤 자신이 서울시장 시절 복원한 청계천을 찾는다. 청계천을 걸으면서 시민들과 만날 예정이다. 공개 행보를 통해 김 후보 지원 효과를 노린다는 해석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에는 김 후보와 오찬을 함께 하며 지지 뜻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깨끗한 김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왔다”는 덕담을 건넸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훑는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 범어사를 찾아 방장 정여 스님을 예방한 뒤 오후에는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과 경남 진주 중앙시장을 찾는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4일 자신의 사저를 찾은 김 후보를 만나 “나라를 위해서 꼭 승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에는 아버지와 어머니(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았고, 31일에는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잇단 공개 행보를 통해 영남권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지지율을 얻고 있는 김 후보를 간접 지원한다는 해석이다.

두 전직 대통령의 공개 행보에는 보수층 결집 기대감이 엿보인다. 한국갤럽의 공개 가능한 마지막 조사(5월 20~22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김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60%를 얻는 데 그쳤다.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대구·경북에서 80%대 득표율을 기록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지원 행보가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대통령’, 이 전 대통령은 ‘뇌물 대통령’이란 불명예스러운 낙인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중도층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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