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비대위 지속이냐, 전대 개최냐 ②김문수 당에 남느냐, 떠나느냐 ③한동훈 복귀하나, 장외 머무나

2025-06-04 13:00:05 게재

국민의힘 주도권 쟁탈전 가늠할 변수 3가지

국민의힘은 6.3 대선에서 패하면서 2022년 5월 집권여당이 된 뒤 불과 3년 만에 다시 야당으로 돌아갔다. 대선 이후 제1야당 국민의힘의 주도권은 누가 쥘까.

기자회견 참석하는 김문수 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 다수지만 대선 패배 책임론에 직면한 친윤(윤석열)과 소수지만 책임론과 거리가 있는 비윤 간 주도권 쟁탈전이 예고된다.

4일 국민의힘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향후 주도권 쟁탈전의 결과를 가늠할 변수로는 크게 3가지가 꼽힌다.

◆친윤 “지선까지 비대위” = 우선 비대위 체제를 지속할 것인가, 아니면 빠른 시일 내에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할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말 비대위를 출범시킨 뒤 7개월째 ‘비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친윤 일각에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전대를 치르는 것보단 비대위를 지속하는 게 낫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당분간 비대위 체제에서 당을 추스르자는 것. 대선을 지휘한 김용태 비대위 대신 새 비대위를 만들자는 입장이다. 친윤 인사는 “당이 사분오열된 상황에서 전대를 치르면 돌이킬 수 없는 분열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비대위체제로 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반면 비윤에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전대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입장이 많아 보인다. 계엄과 탄핵 사태에 책임이 큰 친윤이 비대위를 앞세워 당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비윤은 친윤보다 세력이 약해 전대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준표, 대선 패배 뒤 당권 = 패장이지만 41.15%를 득표하면서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김문수 후보의 거취도 주목된다. 김 후보는 윤석열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냈지만, 당내 우호세력은 두텁지 않은 편이다. 친윤은 김 후보 교체를 시도할 만큼 김 후보에 대한 신뢰가 약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가 당 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보수 쇄신을 나의 마지막 사명으로 삼겠다”며 전대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후보 주변에 내년 지방선거를 노리는 참모들이 많다는 점도 김 후보의 당권 도전에 무게를 싣는 대목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017년 5월 대선에서 패장이 된 직후 전대에 나와 당선됐다.

주류 친윤이 김 후보의 당권행을 도울지는 미지수다. 친윤이 김 후보가 ‘한동훈 대항마’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한다면 김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동훈 압도적 경쟁력” = 대선 후보 경선에서 2위를 차지했던 한동훈 전 대표가 전대를 통해 당 전면에 다시 서느냐, 아니면 장외에서 ‘때’를 기다리느냐도 변수다.

2023년 12월 비대위원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입문한 한 전 대표는 2024년 7월 전당대회에서 친윤 후보들에 맞서 62.8%란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번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43.5%로 2위를 차지하면서 국민의힘 차기주자 위상을 굳혔다는 평가다. 친한(한동훈) 일각에선 한 전 대표가 전대에 출마해 당 쇄신을 주도하면서 차기경쟁에서 훌쩍 앞서가야 한다고 본다. 친한 인사는 “한 전 대표가 전대에 출마한다면 압도적 경쟁력으로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잠시 쉬어갈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의 전대 대신 내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원내에 진입하거나,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국정 경험을 쌓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의힘 인사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을 뺏기면 입법부와 행정부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전부 (민주당에) 넘기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한 전 대표가 서울시장을 사수해준다면,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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