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 존재감, 드러내긴 했지만…

2025-06-04 13:00:05 게재

민주노동당, 지방선거 앞 고심

원내정당 ‘민주당 속으로’

권영국 후보 득표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함에 따라 민주노동당은 재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존재감은 보여줬지만 낮은 기대치를 다시 확인한 선거였다. 원내 진보정당인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원내 소수 진보정당은 위성정당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중도보수’를 천명한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 이재명 대통령 집권 이후 진보정당의 견제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권 후보의 득표율이 0.98%로 34만4150표를 얻었다고 밝혔다. 방송 3사 출구예측조사에서는 권 후보가 1%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1%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왔다.

정의당이 진보진영에 플랫폼을 내주며 21대 조기 대선에 후보를 내기로 한 것은 진보정당의 ‘재기’를 위한 시험대를 비껴가지 않기 위해서였다. 민주노총과 손잡고 노동당 등 진보세력과 함께 ‘원외’에서 ‘원내’로 진입하기 위한 정치세력화를 위한 도전이었다. ‘1%도 못 넘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도 적지 않았지만 권 후보는 피하지 않았다.

결국 ‘득표율 1%’ 선을 넘지 못한 민주노동당은 더 짙은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진보연합정당엔 다음 무대인 ‘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존재감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허약한 지지세를 확인한 원외진보정당이 부실한 재정여건에도 과감하게 도전했던 대선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진보연합정당’을 재구성하기가 쉽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위성정당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원내 진보진영 정당들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12석의 조국혁신당, 3석의 진보당, 1석씩의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이 민주당은 ‘중도보수’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를 지원했다. 민주당이 여당이 된 상황에서 이들 진보를 표방하는 소수정당들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당이 아니면서 여당처럼 활동할 것인지, 진보 야당이나 민주당의 ‘레드팀’으로 자기 색깔을 낼 것인지가 관건이다. 민주당과 함께 내란종식을 위한 정책연대와 후보단일화에 나선 만큼 ‘계산서’를 내밀면서 ‘공동 운영’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조국혁신당은 20석인 교섭단체 구성 최소기준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 민주당과 합의, 추진하려 하지만 국민의힘이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이들의 존재감도 결국 내년으로 예정돼 있는 지방선거에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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