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시가총액 1조달러 정조준
다이먼 “은퇴 아직 멀었다” 후계구도 해결이 최대 과제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가 시가총액 1조달러 고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CEO 제이미 다이먼은 2006년 취임 이후 18년 동안 JP모건을 ‘금융업계의 엔비디아’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에는 미국 은행 역사상 최대 규모인 540억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고, 현재 시총은 7300억달러로 대형 은행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다이먼은 여전히 “물러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6월 2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모닝스 위드 마리아’에 방영된 인터뷰에서 그는 “은퇴는 아직 몇 년 남았다”며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매일 싸워야 할 무언가가 없으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CEO 퇴임 이후에도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할 방침이다.
JP모건은 거대한 예금 기반(2.5조 달러)과 51%의 효율성 비율(업계 평균보다 15%포인트 낮음)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1달러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평균 0.61달러의 비이자 비용을 쓰는 데 비해, JP모건은 0.50달러만으로 같은 수익을 낸다. 또한 고금리 환경에서도 예대마진으로 1840억달러의 순이자를 거둬들였으며, 연간 180억달러에 달하는 기술 투자도 업계 최대 규모다.
레이크는 회계사 출신으로 재무 리스크에 정통하지만 법인 고객 경험이 제한적이고, 페트노는 강단 있는 관리자로 상업 및 투자은행 통합에 기여했다. 로르보는 마켓 부문 출신으로 내부에서 인기가 높지만 전통 은행 업무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에르도스는 다이먼의 최측근이자 최장수 직속 보고자이며, 향후에도 핵심 역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다이먼은 차세대 리더십의 조건으로 “끈기, 겸손, 팀워크, 용기”를 꼽으며, “모든 관점을 듣고, 한쪽에 치우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에도 경쟁사뿐 아니라 핀테크 기업까지 거론하며 “자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JP모건의 시가총액 1조달러 달성 여부만큼이나 중요한 과제는, 다이먼이라는 인물이 빠진 이후에도 조직의 통합과 리더십이 유지될 수 있느냐다. 다이먼은 지난 16일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아무도 나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면서도 “JP모건은 승계를 제대로 해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