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1%대로 내려왔지만 먹거리 가격은 아직 고공행진
가공식품은 4.1% 외식물가 3.2% 급등
축산·수산물 6%대↑ … 마늘 20.7%↑
농산물가격은 안정세·석유류는 하락세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보다 1.9% 올랐다. 5개월 만에 1%대 상승률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가공식품을 비롯해 외식 등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급등세를 유지했다. 특히 돼지고기와 소고기, 달걀 등 축산물 물가도 올랐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5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7(2020=100)로, 전년 동월보다 1.9% 상승했다. 지난달(2.1%)보다 0.2%포인트(p) 낮은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1.9%) 이후 올해 1~4월에는 2%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돼지고기 8.4% 올라 = 품목 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3%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0.1%, 공업제품은 1.4%, 전기·가스·수도는 3.1%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중 농산물은 채소류(-5.4%)를 중심으로 4.7% 하락했지만,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6.2%, 6.0% 상승했다.
채소류 하락 폭은 2022년 4월(-5.4%) 이후 3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세부 품목 중에는 △돼지고기(+8.4%) △국산쇠고기(+5.3%) △마늘(+20.7%) △고등어(+10.3%) 등이 급상승했다. 반면 △사과(-11.6%) △참외(-27.3%) △파(-33.4%) △토마토(-20.6%) 등은 하락했다.
공업제품 가운데 가공식품은 4.1% 올라 전체 물가를 0.35%p 끌어올렸다. 직전 달인 4월(4.1%)과 상승 폭이 같았는데, 2023년 12월(4.2%)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반면 석유류는 국제유가 안정세 영향으로 2.3%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09%p 낮췄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5월 84달러(배럴당) 수준이었던 국제유가가 올해 5월에는 63.7달러로 24.2%가량 하락했다”며 “최근 유류세 인하율이 축소됐지만, 국제유가 하락이 전체적인 석유류 가격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축산물은 최근 공급량 감소, 돼지고기 수입 감소 영향이 컸다”며 “농산물 가격 하락은 산지 출하량이 증가한 채소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외식물가 14개월 만에 최대상승 = 서비스 물가는 2.3% 상승했다. 집세는 0.8%, 공공서비스는 1.3%, 개인서비스는 3.2% 각각 올랐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은 3.2%, 외식 외는 3.1% 상승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직전 달과 같았는데, 2024년 3월(3.4%)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격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물가의 추세를 잘 나타내는 근원물가지수는 113.10(2020=100)으로 1년 전보다 2.0% 상승했다. 또 다른 근원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15.06(2020=100)으로 2.3%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119.20(2020=100)으로 2.3% 상승했다. 식품은 3.0%, 식품 이외는 1.9% 각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도 전년 대비 2.1% 상승했다.
계절·기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55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24.51(2020=100)로, 전년보다 5.0% 하락했다. 신선어개는 5.4% 상승했지만, 신선채소는 5.5%, 신선과실은 9.7% 각각 하락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