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위임받은 업무, 최선 다해야”

2025-06-05 13:00:02 게재

이 대통령, 첫 국무회의서 공직기강 잡기

비상경제체제와 안전문제도 강조 예정

트럼프 미 대통령과 곧 통화 “일정 조율”

이재명 대통령이 “우리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하는 대리인들이니 국민을 중심에 두고 현재 우리가 할 최선을 다하면 된다”며 공직기강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임기 첫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아직 체제 정비가 명확하게 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 동안 국민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고생하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선으로 선출된 이 대통령은 상당 기간 윤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장차관들과 ‘동거’해야 할 상황이다. 앞서 이주호 국무총리 대행 등 장차관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 대통령은 법무부장관을 제외한 다른 장차관들의 사의를 반려한 바 있다. 국무위원들이 일괄 사퇴할 경우 국무회의 정족수를 맞추지 못하게 되고 국회에서 넘어온 법안에 대한 심의·의결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묘한 상황을 고려해 이 대통령이 정권이 바뀌었더라도 공직자들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해야 한다’는 본연의 자세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정권교체 이후 혼란과 관련해 “최대한 저는 그 시간을 줄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우 어색할 수도 있지만 공직에 있는 기간만큼은 각자 해야 될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여러분들도 헌법기관으로서 법률에 의해 할 일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각 부처 단위로 현안들을 한번 체크해 보고 싶다”면서 “어색하긴 하지만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비상경제체제와 안전에 대해 강조할 예정이다. 전날에도 이 대통령은 전날 밤 7시반부터 2시간 20분간 진행한 비상경제점검TF 첫 회의에서 최근 경제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대미통상 현안 및 추진 방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최근 경기·민생의 문제점과 대응책에 대해 논의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추경을 위한 재정 여력과 추경이 가져올 즉각적인 경기부양 효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적극적인 경기·민생 진작 대응책 마련과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작고 세세한 발상이나 입법 요구사항이 있다면 직급과 무관하게 언제든 제안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를 전달하고 “개인 소셜미디어나 전화로 직접 (의견을) 알려달라”고 당부했고, 이에 참석자들이 모두 이 대통령의 번호를 저장했다고 한다.

한편, 이 대통령은 곧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두 정상간 통화 일정을 조율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5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일정은 현재 조율중”이라면서 “성사되는 대로 빠르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강 대변인도 4일 중 통화가 안 된 이유에 대해 “시차 문제 때문”이라며 “계속 조율 중”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고 협력을 다지는 상견례 성격이 우선이지만, 본론을 불쑥 꺼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북핵과 관세 등 현안에 대한 협의도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간 쟁점 사항인 방위비 등과 관련한 돌발 발언에도 대비해야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가 이뤄진 후에는 한미정상회담이 언제 이뤄질지에 관심이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관례적으로 새 대통령이 가급적 신속히 방미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7~8월에는 이 대통령의 방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앞서 이달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나 이달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한미 정상이 대면할 가능성도 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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