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관광공사, 6월 가볼만한 곳 ‘천년고찰’ 추천

2025-06-08 13:04:09 게재

남양주 수종사 등 6곳

강산이 수없이 바뀌는 동안 사람의 발자취를 간직한 채 꿋꿋이 제자리를 지켜온 ‘천년고찰(千年古刹). 기도와 사색, 침묵과 치유의 공간인 천년고찰에서 버거운 짐들을 잠시 내려놓는 것은 어떨까. 경기관광공사는 5일 이달에 가볼만한 관광지로 경기도내 천년고찰 6곳을 추천했다.

탁 트인 전망에 시름도 탁 풀리는 ‘남양주 수종사’

남양주 수종사 전경.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남양주 수종사 전경.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남양주 수종사는 운길산 중턱 해발 약 350m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경내에 들어서면 기와를 올린 낮은 담장 너머 북한강 모습이 아득하게 펼쳐진다. 우측으로 남한강과 만나는 두물머리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큰 법당인 대웅보전과 수령 500년의 은행나무도 볼거리다. 곳곳이 탁월한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그래서인지 인기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 남녀 주인공의 첫만남 배경이 되기도 했다.

수종사에서 놓치면 안 될 장소는 다실인 ‘삼정헌’이다. 이 곳에선 차를 마시며 창밖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명소다. 사진 촬영도 하고 수종사의 전각들과 북한강을 함께 감상하려면 수종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삼신각을 추천한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파주 검단사’

파주 검단사 전경.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파주 검단사 전경.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검단사는 신라의 고승 진감국사 혜소가 847년에 창건한 사찰로 전해진다. 검단사에서 가장 오래된 전각은 느티나무 바로 앞에 자리한 법화전이다. 조선시대 인조가 하사한 글씨로 된 편액이 결려있고 조선 후기의 목조 관음보살 좌상과 아미타회상도, 신중도 등이 모셔져 있다.

검단사에서 가장 높은 곳에는 무량수전과 명부전이 자리하고 있다. 무량수전 내부 삼존불 우측에는 고 노태우 대통령의 영정이 있다. 애초의 검단사는 왕릉의 원찰이었지만 지금의 검단사는 매우 소박하다. 검단사에서 가장 먼저 여행자를 맞이하는 건 300년 수령의 느티나무다. 둘레 1.5m에 이르는 느티나무 그늘아래 놓인 벤치에 앉아있으면 저만치 아래 한강과 북에서 내려온 임진강이 만나 유유히 흐르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원효대사의 수행처 ‘동두천 자재암’

원효대사의 수행처 ‘동두천 자재암’ 전경.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원효대사의 수행처 ‘동두천 자재암’ 전경.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자재암은 신라 무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사찰 입구에는 작은 폭포와 깊지 않은 동굴이 있다. 바로 원효폭포와 원효굴이다. 굴 앞에 있는 108개의 나무계단을 모두 오르면 금강문이고 그 너머가 바로 원효대사가 수행했다는 원효대다. 안내판이 없다면 전망대로만 여길만큼 주변 풍경이 트여있는 곳이다.

원효대를 지나면 자재암 경내다. ‘자재(自在)’는 번뇌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마음의 상태를 뜻한다. 사찰 규모는 아담하다. 대웅전, 요사채, 작은 법당 그리고 동굴을 이용한 나한전이 전부다. 이 나한전 앞에는 ‘원효샘’ 이라는 석간수가 솟는다. 차를 좋아했던 원효대사가 차를 끓이는데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대웅전의 굽은 기둥이 일품인 ‘안성 청룡사’

대웅전의 굽은 기둥이 일품인 ‘안성 청룡사’ 전경.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대웅전의 굽은 기둥이 일품인 ‘안성 청룡사’ 전경.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안성시 서운면에 자리한 ‘청룡사(靑龍寺)’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깊은 고요함으로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사찰이다. 고려 원종시기, 1265년 명본국사가 창건했다. 당시에는 ‘대장암’으로 불리다가 공민왕 시기 크게 증건하며 청룡사가 됐다. 대웅전은 기둥을 반듯하게 잘 다듬은 일자형이 아니라 휘어진 나무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이용한 게 특징이다. 문화재적 가치도 높아서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대웅전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추녀 끝, 네 귀퉁이에 그려진 금강역사 그림이다. 금강역사와 사천왕은 모두 사찰의 수문장 역할을 한다. 보통은 금강문에는 금강역사가, 사천왕문에는 사천왕이 그려진다. 하지만 청룡사에는 사천왕문에 사천왕상이나 사천왕 그림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금강문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대신 대웅전의 네 귀퉁이에 금강역사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청룡사의 대웅전에서 금강역사를 찾아보는 일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계곡과 어우러진 ‘양평 사나사’

계곡과 어우러진 ‘양평 사나사’ 전경.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계곡과 어우러진 ‘양평 사나사’ 전경.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양평 용문산의 주봉인 백운봉 자락에 자리한 ‘사나사’는 고려 태조 때 대경국사 여엄이 제자 융천과 함께 세웠다고 전해진다. 사찰 이름 ‘사나’(舍那)는 ‘보살의 세계’를 의미하며 불교적 이상향을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다.

법당 마당 우측에는 삼층석탑과 부도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삼층석탑은 단아한 모양새로 통일신라시대의 양식을 계승해 고려 초기의 유물로 추정된다. 부도는 고려 시대의 승려였던 태고화상 보우의 사리를 모신 석조물로 역사적 의미가 깊다. 대적광전 외벽의 측면과 뒷면에는 ‘심우도’가 그려져 있다. 심우도는 불불심의 본성을 찾는 것을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한 그림으로 수행단계가 모두 10단계로 이루어져 있어 ‘십우도’라고도 부른다. 이곳에서는 대적광전 외벽을 찬찬히 한 바퀴 돌며 그림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용인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용인 백련사’

용인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용인 백련사’ 전경.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용인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용인 백련사’ 전경.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백련사는 용인시 처인구의 향수산 자락에 깊게 안긴 사찰이다. 대웅보전에는 3개의 석가모니불이 모셔져 있다. 붉은색으로 치장한 수미단이 매우 화려하다. 특히 법당 천장을 청룡과 황룡이 감싸고 있어서 웅장하면서도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대웅보전 우측의 삼성각과 반대편의 나한전은 백련사의 새로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백련사는 통일신라 애장왕 2년에 신응선사가 창건한, 용인시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다. 사찰 이름인 ‘백련’은 ‘흰 연꽃’을 의미한다. 백련사는 특별한 장식 없이도 깊은 인상을 주는 사찰이다. 조용한 산길 끝에서 만나는 이 절은, 누구든지 마음을 열고 찾을 수 있는 쉼의 공간이다.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하루쯤 천천히 걷고 싶은 날, 백련사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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