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동남아서 성장동력 찾는다
구광모 회장 인도이어 인도네시아 찾아 … 배터리·전자 사업 점검
구광모 LG 회장이 소비와 생산은 물론 연구개발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 2월 인도를 방문한데 이어 최근에는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미래시장 점검에 나섰다.
LG그룹은 구 회장이 이달 초 인도네시아를 찾아 배터리 사업 육성 의지를 강조하고 미래성장기회를 모색했다고 9일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8000만명으로 동남아시아 1위, 세계 4위이며 동남아 최대 잠재시장이다. 여기에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 매장량 및 채굴량이 세계 1위로 동남아 지역 전기차의 전략적 거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LG그룹은 인도네시아에 1990년 LG전자가 첫발을 내디딘 후 LG이노텍(2000년) LGCNS(2006년) LG에너지솔루션(2021년) 등이 진출해 현재 총 10개의 법인(생산공장 4개)을 운영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인니 방문에서 우선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HLI그린파워’를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셀 생산라인을 살펴봤다.
HLI그린파워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설립한 배터리셀 공장이다. 총 32만㎡ 부지에서 전기차 15만대 가량에 탑재할 수 있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이 공장은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했는데 4개월만에 수율이 96%를 넘는 협력 성과를 냈다.
구 회장은 이곳에서 전극공정 조립공정 활성화공정 등 배터리셀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경쟁사 대비 LG만의 차별화된 배터리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집중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전기차 캐즘 돌파를 위한 파트너와의 연대와 협력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올해 3월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산업을 미래 국가 핵심 산업이자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반드시 성장시킬 것”이라며 배터리 사업 육성의지를 밝힌 바 있다.
LG 관계자는 이번 구 회장의 인니 배터리사업장 방문에 대해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욱 철저하게 포스트 캐즘을 준비하겠다는 구 회장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HLI그린파워 방문에 이어 LG전자 찌비뚱 생산•R&D법인과 현지 가전 유통매장을 찾았다.
LG전자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서부에 위치한 찌비뚱에서 TV 모니터 사이니지 등을, 자카르타 북서쪽 땅그랑에서 냉장고 에어컨 등을 생산하고 있다. 2023년에는 찌비뚱 공장 인근에 R&D법인을 신설해 R&D 생산 판매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해 동남아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LG전자 찌비뚱 생산법인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인도네시아 현지 시장은 물론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구 회장은 자카르타 LG전자 판매법인 경영진을 만난 자리에서 “현재의 격화되고 있는 경쟁 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5년 뒤에는 어떤 준비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해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전략 마련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