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금리 변동성 커지면서 ‘장외파생상품 거래’로 리스크 관리

2025-06-10 13:00:06 게재

지난해 2경6461조원 역대 최대, 7.1% 증가

수출 실적 늘면서 ‘통화선도’ 거래 1021조↑

지난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환율·금리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리스크 관리를 위한 장외파생상품 거래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작년 우리나라의 무역 규모 증가 영향도 컸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2경6461조원으로 전년(2경4704조원) 대비 1758조원(7.1%) 증가했다.

장외파생상품은 기초자산(금리 환율 주가 원자재 등)의 가격 변동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파생금융상품을 거래소가 아닌 금융기관과 고객 또는 금융기관 간에 개별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증가한 것은 ‘통화선도’ 거래가 1021조원(6.0%) 증가한데에 기인한다. 통화선도는 미래의 특정 시점에 정해진 환율로 특정 통화를 사고팔기로 약정하는 계약이다.

금감원은 “통화선도 거래는 대외무역 규모의 증가 및 환율 변동성 확대로 외화 관련 헤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규모가 커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수출 실적은 6838억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통화선도와 통화스왑, 통화옵션 등 통화 관련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1경9328조원에 달했다. 거래잔액은 5275조원으로 전년말(4556조원) 대비 718조원(15.8%) 증가했다.

이자율스왑 거래 규모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6424조원으로 전년(5874조원) 대비 550조원 증가했다.

금감원은 “이자율스왑 거래는 2022년 기준금리 인상 이후 고금리 기조에서 지난해 금리 인하 가능성 확대에 따른 헤지 거래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자율스왑과 이자율선도, 이자율옵션 등 이자율 관련 장외파생상품 거래 잔액은 지난해 8837조원으로 전년말(8518조원) 대비 320조원(3.8%) 증가했다.

통화선도 거래는 주로 1년 미만(3 6 9 12월)으로 거래되는 반면, 이자율스왑 거래는 주로 1년 이상 장기(1 3 5 10 20 30년)간 거래되기 때문에 잔액은 이자율스왑 규모가 더 크다.

지난해말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잔액은 1경4348조원으로 전년말(1경3291조원) 대비 1057조원(8.0%) 증가했다. 상품별로는 이자율 관련 거래(8837조원, 61.6%) 비중이 가장 컸다.

금융권역별로 보면 거래규모는 은행이 2경355조원(76.9%)으로 비중이 가장 컸고 증권(4473조원, 16.9%), 신탁(1196조원, 4.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거래잔액도 은행이 1경1014조원(76.8%)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증권(2726조원, 19.0%), 보험(318조원, 2.2%) 순으로 나타났다.

은행·증권회사의 거래상대방별 거래규모는 외국 금융회사(44.4%), 외은지점(21.3%), 국내은행(14.2%) 등의 순이다. 금감원은 “거래규모가 가장 큰 통화 및 이자율 관련 거래가 외국은행 등 외국 금융회사와 외은지점을 통해 많이 발생하는 데 기인한다”고 밝혔다. 외국 금융회사와의 거래는 이자율, 주식 및 통화 관련 장외파생상품 거래에서 각각 55.9%, 46.6%, 39.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편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중개·주선 거래규모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480조원으로 전년(350조2000억원) 대비 129조8000억원(37.1%) 증가했다. 외국계 증권사·은행 국내 지점의 해외 본점과 국내 금융회사 간 중개·주선 실적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증권은 11조6000억원에서 31조2000억원으로, 소시에테제네랄 은행은 5조1000억원에서 57조6000억원으로, 한국 SG증권은 73조7000억원에서 102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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