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한국 자본시장의 새로운 전환점

2025-06-10 13:00:02 게재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코스피가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1개월 만에 2850선을 돌파했다. 폭락장이었던 4월 9일 종가 대비 25% 급등하며 기술적 강세장에 들어섰다. 투자자 예탁금은 3년 만에 60조원대에 진입하는 등 새 정부 증시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대통령 선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언한 국민주권정부가 상법 개정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가치 제고에 대한 실천적 모습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에서 벗어나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한국 증시를 갉아먹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요인은 국내 기업의 낮은 주주환원율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그리고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 극대화로 인한 일반 주주 가치의 훼손 등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 5일 더불어민주당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TF’는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하고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재발의했다. 특히 전자주주총회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통령이 공포한 날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해 주주 보호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다.

또 새 정부의 증시 부양책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으로 주주의 수익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한 최근 4년 평균 국가별 총주주환원율을 보면 미국은 약 86%인데 반해 한국은 약 38%로 전세계 꼴찌 수준이다. 글로벌 평균 주주환원율은 70%, 아시아에서도 대만이 70%, 일본이 55~60%인 것과 비교하면 더욱 낮다.

새 정부는 또 ESG 공시 의무화도 빠르게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특히 ESG 공시 의무화를 통한 투명성 제고는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신뢰 회복과 투자자금 유입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글로벌 기관투자자 등 시장은 새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을 반기는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8일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새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친화적 정책 추진에 기대를 걸고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버딘 인베스트먼트와 프랭클린 템플턴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한국 주식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과제들이 아직 많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약을 충실하게 이행해 이 대통령이 약속한 ‘코스피 5000 시대’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현실이 되길 기대한다. 한국 자본시장의 새로운 전환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원년을 맞이해보자.

김영숙 재정금융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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