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들 금거래로 ‘6800억원 대박’

2025-06-11 13:00:00 게재

JP모건·모건스탠리 등

금·은 선물 차익거래로

5년래 최대 수익 올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가 촉발한 시장 혼란 속에서 세계 주요 은행들의 귀금속 거래 부문이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주요 은행들의 귀금속 트레이더들은 올 1분기 미국 시장에서 벌어진 차익거래 기회를 활용해 지난 5년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크리실 콜리션 그리니치에 따르면 JP모건과 모건스탠리를 포함한 12개 주요 은행의 올해 1분기 귀금속 부문 수익은 총 5억달러(약 6835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분기 평균 수익의 두 배 수준이며, 해당 기간 중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이번 특수는 미국 내 금과 은 가격에 붙은 높은 프리미엄에서 비롯됐다. 귀금속이 관세 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자 거래상들은 대규모 금과 은을 미국 선물거래소 창고로 급히 반입하기 시작했다.

1분기 동안 뉴욕 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은 가격은 런던, 스위스, 홍콩 등 다른 주요 거래 허브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트레이더들은 해외에서 금을 저가에 매입한 뒤 미국으로 운송해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을 적극 활용했다.

비슷한 상황은 2020년에도 발생했다. 당시 팬데믹으로 상업용 항공편 운항이 중단되면서 금 운송이 어려워진 가운데, 운송 수단을 확보한 은행들이 뉴욕 시장으로 금을 공급하며 대규모 수익을 올렸다.

올해 1분기 모건스탠리는 자체 보유 포지션 결제를 위해 67톤(약 70억달러 상당)의 금을 COMEX에 인도하며 은행 가운데 최대 물량을 공급했다.

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JP모건 역시 2월 선물 계약 결제를 위해 40억달러가 넘는 금을 인도하며 거래소 사상 최대 규모 중 하나의 단일 납품을 기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관세 대상에서 귀금속이 제외된 뒤 4월 들어 이러한 거래 흐름은 급격히 둔화됐다.

JP모건을 비롯한 귀금속 거래 은행들은 유럽과 미국 금시장 간 가격 차이를 활용한 차익거래에서 꾸준한 수익을 올려왔다. 특히 JP모건 금속 데스크는 2020년 전례 없는 차익거래 기회를 통해 당시 10억달러의 사상 최대 수익을 거둔 바 있다.

앙가드 찻왈 콜리션 채권·외환·원자재 부문 책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로 인한 시장 변동성 역시 12개 은행들의 수익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금값 상승세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2년 말 이후 금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올랐으며, 이를 기반으로 런던 금시장 거래량 역시 최근 몇 년 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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