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즐기는 소비, 새로운 수혜주는?
1인 외출 늘며 소비패턴 변화
레스토랑·헬스장·숙박 등 ‘나홀로 경제’의 강자 부상
팬데믹 이후 움츠러들었던 대면 소비가 회복되면서, 전 세계 소비 패턴이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의하면 ‘집콕 경제(Hermit Economy)’는 막을 내렸지만, 그 자리를 ‘나홀로 경제(Loner Economy)’가 대신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 등 방역조치가 끝나면서 사람들은 다시 외출하고 여행을 떠나지만, 이전처럼 무리지어 다니기보다는 혼자 즐기는 소비 형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된다. 2023년 이후 미국의 헬스케어 지출은 실질 기준 10% 증가했고, 대중교통 이용도 21% 늘었다. 항공사들의 프리미엄 좌석 매출은 연 7% 증가하며 고급 소비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 독일에서는 식당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 기준으로 올해 6월 초 식당 착석 인원이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그러나 외출 방식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에어비앤비는 올봄 기준 1인 여행 검색이 전년 대비 80%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차량·택시 이용이 늘었고, 미국에서는 하루 세 끼를 모두 혼자 먹은 사람이 팬데믹 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밖에 나가긴 하지만 여전히 혼자라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는 특정 산업군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레스토랑·헬스장·피트니스 업체, 그리고 1인 소비에 특화된 서비스 기업들이 새로운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먼저, 레스토랑과 헬스장은 외출 수요 증가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이다. 미국의 외식 브랜드 치폴레(Chipotle)는 간편하고 빠른 식사 형태를 통해 1인 고객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스타벅스 역시 개인 단위 방문객 비중이 높은 브랜드로, 혼자 외출하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피트니스 산업에서는 플래닛 피트니스(Planet Fitness), 라이프 타임 그룹(Life Time Group) 등 체인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 회복과 혼자 운동하려는 소비자 수요 확대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1인 맞춤형 서비스 기업들도 이 흐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에어비앤비는 1인 여행 트렌드에 힘입어 검색량과 예약률 모두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우버도 프라이버시와 이동의 편리함을 동시에 제공하면서 ‘나홀로 경제’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끝났지만, 사람들의 소비 습관은 달라졌다. 혼자 외출하고 혼자 소비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지금, 이들의 선택을 끌어내는 기업들이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