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활동으로 ‘고립·은둔’ 출구 찾는다
서울시, 외로움·고립 위험군 심층조사
대상자 73.2% “문화예술활동 경험 없어”
서울시가 문화예술활동으로 고립·은둔 지원에 나선다. 시는 11일 ‘2024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화약자 등 1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방대한 조사다.
서울시민의 문화예술 관람률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75.6%, 2020년 63.1%, 2022년 69.1%에서 2024년 76.1로 반전됐다.
2023년 처음으로 영화관람을 뛰어넘은 공연예술·전시관람 비율은 격차가 더 벌어졌다. 공연예술·전시관람이 65.2%, 영화관람이 47.9%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등 인터넷 기반 디지털 서비스(OTT) 확대로 영화관 방문은 줄고 각종 오프라인 기반 공연·전시에 시민들 관심이 높아진 영향 으로 분석된다.
시민들 문화예술 경험은 늘어나는 반면 외로움·사회고립 위험군의 문화예술 활동 참여는 현저히 낮았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개발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척도를 조사문항에 반영한 경과 응답자 10명 가운데 4명(39%)이 외로움 고위험군, 1명(11.4%)은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고립 위험군은 41.2%가 문화예술 관람경험이 전혀 없었고 외로움 고위험군도 해당 비율이 24.5%에 달했다. 문화예술 활동 참여경험도 매우 낮았다. 사회적 고립 위험군 73.2%, 외로움 위험군은 절반 가량인 52.1%가 참여한 적 없다고 밝혔다.
관련 활동에 참여할 의향을 묻자 높은 비율로 긍정 답변이 돌아왔다. 외로움 위험군은 60.1%,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은 41.1%다. 이들은 사회적 관계 형성과 외로움·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문화예술 관람, 관련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답했다.
학계에서도 문화예술 활동이 외로움과 사회적 유대감 형성에 보탬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건강과학대학원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외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증했으며 이들 중 다수(65%)는 스스로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 예술 활동에 대한 참여기회를 제공하면 외로움 완화, 해소에 도움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독거노인을 위한 노래교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영화 관람, 악기연주 등 활동이 스트레스 및 외로움 해소에 보탬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이를 바탕으로 문화예술을 활용한 고립·외로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송형종 대표이사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인구고령화 등에 따른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이 필요하다”며 “서울시 약자동행 정책에 발맞춰 문화약자를 위한 세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펼쳐가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