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이엔지, 내수시장 넘어 해외로 진출

2025-06-11 13:00:23 게재

피복강관·강관말뚝 올해 본격 수출 … 부도난 회사 직원들이 합심해 설립

‘글로벌화’, 모든 기업의 꿈이다. 중소벤처기업도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혼신을 다한다. 대부분 내수시장에서 실력을 키우며 때를 기다린다.

강관 전문기업 주성이엔지(대표 윤영주)도 그랬다. 국내 조달시장에서 기본기를 착실히 다졌다. 기술력의 지표로 여겨지는 다양한 특허와 인증 등을 획득했다. 제조부터 설치,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주성이엔지의 꿈이 피고 있다. 해외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특허제품으로 해외시장 진출 = “하반기부터 수출을 본격화 한다.”

2일 경기도 군포시 경인영업본부 사무실에서 만난 윤영주 대표의 첫마디는 수출이었다. 수출품목은 가스관용 폴리에틸렌피복강관과 강관말뚝이다. 국내 대기업의 해외 건설현장에 공급한다. 수출이 본격화되면 연간 수출액은 국내 매출(200억원대)의 수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폴리에틸렌피복강관은 3중 보호막을 갖췄다. 대형 강철관을 고온가열한 후 분말에폭시로 1차 피복한다. 우수한 접착제(2차)를 입힌 후 폴리에틸렌을 3층으로 감싼다. 이는 현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강관을 장기간 보호한다. 이 제품은 정전기와 바다 속 따개비 부착을 방지하는 기능도 있어 가스관과 석유화학플랜트용으로 사용된다.

강관말뚝은 특허제품으로 바닥을 다지는 용도로 사용된다. 기존 콘크리트 기둥보다 내구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물이나 교량, 해양 등 부식성이 심한 지역의 대형 구조물의 바닥을 단단히하는 역할을 한다. 토목과 건축에서 없어서는 안될 제품이다.

윤 대표는 “강관말뚝은 기존 콘크리트 기둥보다 내충격성, 내식성, 경도, 굴곡성 등이 월등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대규모 공장의 내진설계시 강관말뚝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이엔지는 지난해 수출을 위해 군산공장(5만9800㎡)을 설립했다.

대형제품은 육상 이동이 어렵다. 항구를 이용하면 제품을 배에 선적하는 게 매우 유리하기 때문이다. 군산공장에는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압출식 코팅기계 등을 갖췄다. 이곳에서 압출식 폴리에틸렌 피복강관, 분체에폭시 피복강관, 강관말뚝 등을 생산한다. 군산공장은 주성이엔지의 수출전진기지인 셈이다.

2일 윤영주 주성이엔지 대표가 군포 사무실에서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주성이엔지 제공

◆조달로 기술력 쌓아 = 주성이엔지는 2011년 설립됐다. 주로 조달청을 통한 관급사업 중 상수도용 강관을 납품해 왔다. 이후 강관전문기업으로 배관용 아크탄소강관, 일반구조용 탄소강관, 상수도용 도복장강관, 일반수도용 도박장강관, 상수도용 도복장강관 이형관 등으로 제품을 확대했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생활용 강관들이다.

윤 대표는 피복강관 강소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각종 특허와 인증 획득에 나섰다. 국내에서 대형 피복강관생산은 주성이엔지가 유일하다. 최근에는 관을 이어지고 풀림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각종 제품도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주성이엔지 제품은 무용제 에폭시 수지타입의 도료를 사용해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최소화 한 친환경적이다.

항균제를 포함하고 있어 인체환경 독성을 방지하는 효과도 갖추고 있다. 주성이엔지는 기술력으로 유망벤처기업에 선정되고 경영혁신형중소기업, 기술혁신형중소기업으로 인증받았다.

◆경리과장에서 여성 CEO로 = 윤 대표는 여장부로 통한다. 회사 설립은 ‘먹고 살기’ 위한 방책이었다.

윤 대표는 회사 경리과장이었다.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났다. 직원들은 일자리가 없어질까 두려움에 떨었다. 어쩔 수 없이 먹고살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고령자 직원이 많아 사회적기업으로 출발했다.

임가공을 따와 공장을 돌렸다. 주변에서 성실함을 인정받았다. 이렇게 조금씩 회사가 성장했다. 자연스레 회사 대표가 됐다. 회사설립 당시 40대 중반이던 경리과장은 지난해 매출 230억원의 강소기업 여성 CEO가 됐다

윤 대표는 수출이 반갑다. 매출과 이익이 커지면 직원들에게 좀더 많이 배풀 수 있어서다. 지금까지도 회사 규모는 작지만 직원과 사회에 적극 환원해 왔다.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다.” 윤 대표는 회사설립 당시 초심을 항상 기억한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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